드롭박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드루 하우스턴(왼쪽에서 세번째)이 한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클라우드 기반 파일 저장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Dropbox)’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드롭박스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드롭박스는 지난 2월 23일(현지시각) 5억달러(약 5400억원·시가총액)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냈다. 드롭박스는 이르면 3월 22일 상장한다.

드롭박스는 2GB(기가바이트) 범위에서 파일을 저장해두면, 인터넷이 연결된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파일을 보거나 업로드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달 9.99달러를 내면 1TB(테라바이트·1TB는 1024기가바이트)의 용량을 제공한다(개인 사용자 기준).


USB 자주 잃어버리는 데서 아이디어

창업자인 드루 하우스턴(Drew Houston)은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MIT)에 다니던 시절 USB 메모리를 자주 잊어버린 데서 지금의 드롭박스 사업모델을 떠올렸다. 하우스턴은 드롭박스 블로그를 통해 “당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있긴 했지만, 인터넷 연결이 지연됐고 대용량 파일 저장 문제, 버그(bug·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혼란스러울 뿐이었다”고 했다.

하우스턴은 아이디어를 들고 미국 최고 창업 보육기관인 ‘Y콤비네이터’를 찾았다. Y콤비네이터는 창업 희망자들을 멘토링해주고, 종잣돈도 대주는 기관이다. 그러나 하우스턴은 퇴짜를 맞았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하우스턴은 MIT 후배였던 아라시 페르도시(Arash Ferdowsi)를 설득해 결국 Y콤비네이터의 도움을 받게 된다. 페르도시는 사업 초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이후 두 사람은 블랙록·골드만삭스 등의 투자기관으로부터 총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2007년 드롭박스를 공동 창업한다.

드롭박스는 뛰어난 기능과 편리한 사용자환경(UI), 유·무료로 이원화된 요금 설계, 빠른 동기화 속도와 안정성, 사용자가 또 다른 사용자를 추천하면 양측에 무료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마케팅, 외부 개발자나 기업 관련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 정책 등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드롭박스 서비스의 호환성은 소비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간 소비자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컴퓨터 등 여러 기기에서 사진·음악·문서에 접근하려는 욕구가 강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은 수차례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거나 안정성이 높지 않았다. 드롭박스는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한 ‘자동 동기화’ 기능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능은 기기 사이만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iOS·안드로이드·윈도 등 다양한 OS 사이에서도 오류 없이 공유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드롭박스는 전 세계 180여개국에서 5억명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2015년(6억380만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유료 가입자 확대가 과제

그러나 드롭박스의 서비스가 유일무이한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경쟁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구글이 구글 드라이브를,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내놨다. 심지어 이들은 각각 15GB, 5GB의 무료 저장용량을 제공하고 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 중에는 이미 상장한 박스(Box)도 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드롭박스는 스마트폰을 막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아이디어를 내서 선구적으로 시장을 열였고,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나서도 탁월한 UI로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잡았다”고 분석했다.

무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 온 드롭박스는 이제 유료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일단 무료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고, 이들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 현재 드롭박스의 유료 가입자 수(개인·기업용 서비스 포함)는 110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수의 2% 정도에 그치고 있다.

드롭박스는 현재 기업 고객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 달에 12.5달러(기본형), 20달러(고급형)를 내면 2TB의 저장공간과 함께 각종 사무기능을 지원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0년 536억달러(약 58조원)로 지난해(422억달러)보다 약 30% 성장할 전망이다. 드롭박스는 호환성 면에서 기업용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lus point

드롭박스보다 먼저 상장한 경쟁사 ‘박스’ 주가 반 토막

드롭박스 상장이 임박하면서 2015년 1월 상장한 박스의 주가 흐름도 관심사다. 2005년 설립된 박스도 드롭박스와 비슷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스는 첫날 거래에서 23.2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14달러) 대비 66%가 급등, 대박을 쳤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어 1년여 만에 9.9달러(2016년 2월)대로 곤두박질쳤다. 첫날 주가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드롭박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20억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실제로는 2015년 매출이 5억달러 수준(실제 매출은 6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스처럼 드롭박스도 기업가치에 거품이 낀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현재 박스의 주가는 상장 초기 수준을 회복해 2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2018년 2월 28일 기준).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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