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EU 측이 무엽협상에서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AP연합뉴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EU 측이 무엽협상에서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상이 좌초위기에 몰렸다. 미국은 자동차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 측과 협상에 나서고 있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무역협상에서) 눈에 보이는 진전을 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며 “미국은 속도와 단기적인 성과물을 얻는 것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의 회담이 끝난 직후였다.

앞서 말스트롬 위원은 “EU가 미국 측에 여러 차례 수입 관세를 없애는 논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하자고 요청해 왔다”고 밝히면서 “지금까지 미국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공은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EU 측이 무역협상에 대해 서로 불만을 터뜨리면서 올 초부터 7월까지 지속해 온 미국과 EU 국가 간의 무역분쟁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양자회담을 통해 관세·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고, 협상 진행 중에는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도 일단 유예된 상태다.

협상이 지금처럼 일촉즉발의 상태로 지속될 경우 유럽산 자동차에 부과하려던 미국의 계획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든 손들랜드 EU 주재 미국대사는 “말스트롬 위원 협상팀은 완전히 비협조적”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같은 발언을 더 접하게 된다면 인내심이 바닥날 것”이라며 추가 관세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