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사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며 16년 만에 정권 교체 발판을 마련했다. 사민당은 9월 26일(현지시각) 열린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에서 25.7%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앙겔라 메르켈<사진2> 독일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기독교민주·기독교사회 연합(기민·기사련)은 득표율 24.1%로 제1당에서 밀려났다. 독일은 총선에서 이긴 당이 곧바로 집권당이 될 수 없는 구조로, 의석 과반을 획득해야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한 녹색당(득표율 14.8%) 및 자유민주당(11.5%)과 연정(聯政)을 구성, 2005년 기민·기사련이 정권을 잡은 지 16년 만에 정권을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하면 사민당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사진1·가운데>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차기 총리가 된다.
숄츠는 총선 승리 직후 “유권자는 정권 교체와 내가 총리가 되는 것을 바랐기에 사민당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숄츠는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1998년 하원의원으로 첫 당선했고, 함부르크 제1시장을 지냈다. 메르켈 내각 1기와 4기에 각각 노동사회부 장관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았다.
이번 총선에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헨 1지역구에 사민당 후보로 출마한 이예원씨<사진3>는 독일의 첫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그는 지역구에선 3위에 머물렀지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대표로 당선했다. 1987년 아헨에서 태어난 그는 아헨 라인 베스트팔렌공대에서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2005년 사민당 청년당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