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 한산한 유럽 시내. (왼쪽부터) 2021년 12월 19일(현지시각) 한산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거리와 12월 21일 영국 런던의 코벤트 가든 술집이 예년과 다르게 한가한 모습. 사진 EPA연합·AFP연합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 한산한 유럽 시내. (왼쪽부터) 2021년 12월 19일(현지시각) 한산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거리와 12월 21일 영국 런던의 코벤트 가든 술집이 예년과 다르게 한가한 모습. 사진 EPA연합·AFP연합

신종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영국, 덴마크 등 유럽에서 우세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시 문을 걸어 잠그는 유럽 국가들이 이어지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확진자 급증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2020년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로 조기 종식이라는 희망으로 2021을 맞이했던 1년 전과는 달리 우울한 2022년을 시작하게 됐다.

2021년 12월 2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 53개국 가운데 오미크론이 보고된 곳은 최소 38개국이다. WHO는 오미크론이 덴마크, 포르투갈, 영국 등에서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밝혔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장은 “오미크론이 또 다른 폭풍이 될 것”이라며 “오미크론은 이미 한계에 처한 의료 시스템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며 몇 주 안에 유럽의 더 많은 국가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런던은 ‘중대 사건(major inci-dent)’ 조치를 선포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에선 2021년 12월 21일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9만629명으로, 닷새 연속 9만 명 넘게 발생했다. 이 중 오미크론 확진자는 1만5363명으로 누적 총 6만508명으로 집계됐다. 영국 내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는 2021년 12월 17일만 하더라도 3201명에 불과했지만, 하루 뒤 1만59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는 12월 18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면 연일 1만 명을 넘기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은 보건 당국이 실내 모임 금지, 식당 등 오후 8시 이후 영업 제한, 전면 봉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2021년 12월 21일 올라프 숄츠 총리 주재로 16개 주 총리 회의를 열고 오미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12월 28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외 사적 모임 인원을 10명 이내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클럽과 디스코텍의 문을 닫고, 스포츠·문화 행사는 무관중으로 진행해야 한다. 독일은 2차 접종 뒤 6개월 이후로 권고했던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 후로 단축하는 것도 권고했다.

네덜란드는 2022년 1월 14일까지 모든 술집, 레스토랑, 영화관 및 체육관, 비필수 상점이 전면 폐쇄되는 전면 봉쇄 조치를 진행한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오미크론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2021년 12월 23일부터 한 달간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포르투갈은 2021년 12월 25일부터 적어도 2주간 술집과 클럽을 폐쇄하고,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여행 목적으로 통용되는 백신 접종 증명서 유효 기한을 부스터샷 없이는 9개월까지로 제한하기로 하고, 2022년 2월 1일부터 적용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백신 접종 완료 후 9개월이 지나면 백신 미접종자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1
바이든 “2020년 3월 봉쇄조치 재연 안 할 것”이라지만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나온 지 19일 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뉴욕과 뉴저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2021년 12월 22일(현지시각)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2월 12~18일 일주일간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73.2%로 나타났다. 12월 20일 워싱턴 D.C는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재시행하고 공무원들에게 부스터샷까지 의무적으로 맞게 했다. 이날 텍사스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첫 사망자도 나왔다. 50대 백신 미접종자로 알려졌다.

CDC는 향후 몇 주간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어 일주일 기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도 종전 최대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전 최대치는 2021년 1월 초 기록한 25만여 명이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12월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진료소와 치료 시설을 늘리고 2022년 1월부터 5억 개의 자가진단 키트도 무료로 배포하겠다면서도 2020년 3월과 같은 봉쇄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애국적인 의무”라고도 했다.


스테판 방셀모더나 CEO. 사진 블룸버그
스테판 방셀모더나 CEO.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2
AZ, 오미크론 백신 개발·생산 레이스 가세

글로벌 백신 제조사들은 오미크론 백신 개발 및 생산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021년 12월 21일(현지시각)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백신 생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연구진 샌디 더글러스 박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생산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며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은 적어도 이론적으론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새 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은 침팬지의 아데노바이러스를 데옥시리보핵산(DNA) 전달체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화이자·모더나 등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과 다르다.

모더나도 같은 날 수주 내로 오미크론에 대응할 부스터샷 백신 개발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스위스 타게스안차이거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백신에 약간의 수정이 필요한데, (개발 과정에) 어떠한 문제도 예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백신 개발을 위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보 입수에) 한두 주 더 걸릴 것”이라며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뒤 5억 회 분을 생산하려면 몇 달이 걸릴 것”이라 말했다. 로이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절차 등으로 3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봤다. 앞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 노바백스도 오미크론 특화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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