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2일(현지시각) 경제 위기에 직면한 스리랑카가 일시적인 디폴트(채무 상환 불이행)를 선언하면서 나라는 대혼돈 상태에 빠졌다.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는 지난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 사건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커다란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듬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의 여파는 그렇지 않아도 휘청거리는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를 한계 상황까지 내몰았고,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어진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2년간 외환보유액을 70%가량 소진했다.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스리랑카 정부는 민생을 살리겠다며 통화량을 늘리고 감세 정책을 펼쳤지만, 이는 물가 급등과 외화 부족으로 이어져 오히려 민생 경제를 악화시켰을 뿐이다.
정부가 디폴트 선언을 한 이후, 경제난에 분개한 스리랑카 국민은 나라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대통령궁 인근에서 스리랑카 국기를 흔들며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사진 1). 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야당에 거국 중립내각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야당은 이 제안을 거부한 채 대통령과 총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석탄·석유 등 연료를 수입할 달러화가 바닥나는 바람에 연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리랑카 국영 실론석유공사가 버스와 트럭을 제외한 오토바이·삼륜차·승용차 운전자에게 주유소에서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연료 상한선(차종에 따라 4~19L)까지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주유소마다 기름을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사진 2).
또 식량과 연료 등 생필품 가격이 폭등해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한 주유소 인근에선 사람들이 무상으로 나눠주는 비스킷을 가져가기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사진 3). 이 밖에도 병원에선 전기가 끊겨 의사가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수술을 하고, 학교에선 학생들이 종이가 없어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등 스리랑카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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