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월13일 미국에서 세 번째 광우병 감염 소 판정이 내려진 이후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는 앨라배마주의 한 농장에서 1년 동안 키워오던 10살 정도 된 소였다. 미국은 1997년부터 광우병 원인인 소의 뼈와 살 등 부산물을 사료로 쓰지 못하도록 금지했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는 문제가 심각하다. 광우병 원인을 제거했는데도 다시 광우병이 발생한 것은 사료공급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3월 말부터 미국산 쇠고기 살코기의 수입을 재개키로 해 놓은 상태여서, 이번 발병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로 다시 환원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미국은 큰 걱정에 싸여있다. 일본은 최근 가까스로 쇠고기 살코기 수입을 재개했다가 뼈가 붙어있는 송아지 부위가 발견되자 다시 수입을 금지해버렸다.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의 최대수입국이고 우리나라는 세 번째인 만큼 미국은 이 두 나라의 반응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에서 보면, 광우병이 발생할 때마다 일본과 한국에서 호들갑떨듯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미국산 쇠고기는 못 먹을 것인 것처럼 요란스레 나서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다. 사실 미국 사람들처럼 쇠고기를 많이 먹는 이들도 드물다. 미국은 쇠고기가 주식이다. 그런데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덤덤한데 일본과 한국에선 난리인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소식이 전해지기만 하면 수입금지 조치를 들먹이는 것은 이를 빌미로 또 다른 무역장벽을 쌓으려는 계산임을 대부분 알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어쨌든 자신들의 잘못이기 때문에 대놓고 불평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광우병 소 한 마리가 발견됐다고 한국의 소비자들까지 나서 미국산 쇠고기를 못 먹을 음식처럼 여기고 정육점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도 않는 것은 지나친 반응이다.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고 해서 소비자가 광우병 소를 먹을 확률은 번개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비록 어떤 이유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보건당국이 철저히 방역을 실시하고 전체적으로는 안전하게 쇠고기 품질이 관리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뉴스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매장에서 쇠고기 판매가 중단되거나 광우병 걱정 때문에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지금 9500만 마리의 소가 키워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광우병 검사가 매일 샘플화 해 실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광우병 쇠고기를 먹고 감염돼 죽은 사람은 150명 정도다. 미국은 지금까지 세 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됐지만, 그때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일본에서는 정작 20차례 이상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 광우병 자체는 위험하고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할 대상이지만, 너무 호들갑 떠는 국내의 반응은 이를 빌미로 무역장벽을 쌓으려는 뻔한 속셈과 또 다른 냄비근성을 보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