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조선일보 DB
안면홍조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조선일보 DB

한방에서 ‘주사’라고 말하는 안면홍조는 피부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한 번 확장된 혈관은 원래대로 수축되지 않는다. 새 풍선을 크게 분 후 바람을 빼도 풍선 본연의 탱탱한 탄성이 돌아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홍조가 생기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여드름처럼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듯 안면홍조는 한 번 발생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고 다양한 피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빨개진 얼굴이 돌아올 생각을 안 해요. 화장으로 가려지지 않는 건 물론이고, 전날 과음했냐고 물어봐 민망할 때가 많습니다.”

40대 K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번 얼굴이 붉어지고 달아오르는 작열감과 건조함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특히 요즘은 기온 차가 커지면서 증상이 더욱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안면홍조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원인이 다양한데, 주로 물리적인 자극과 자율신경계의 과민, 위장관의 기능 장애로 인해 발병한다. 물리적 자극의 대표적인 원인은 외부 환경 변화다. 온도와 습도 변화는 피부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 안면홍조를 발생시킨다. 특히 40~50대는 피부 노화로 인해 장벽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면홍조가 발생하기 쉽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에 놓여도 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평소보다 흥분 상태가 되면 가슴이 뛰거나 땀이 나고,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사람들 앞에 서면 심한 긴장감에 얼굴이 붉어진다”는 사람은 자율신경계 과민으로 인한 안면홍조를 의심해볼 수 있다.

30대 M 사장 역시 중요한 미팅만 가면 얼굴이 빨개져 고민이다.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받으면 얼굴이 붉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방치하다 보니 증상이 갈수록 심해졌다. 미팅에서는 “화나는 일 있냐”는 말을 듣는 일이 많아졌고, 결과도 좋지 않자 치료를 결심했다.

소화 기능이 떨어져도 얼굴에 염증이 나타난다. 위장관에 신체 면역기관의 약 70%가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평소 소화에 문제가 있다면 위장관 기능 장애가 홍조의 원인일 수 있다.


자신감에도 악영향

안면홍조가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자주 반복될 경우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안면홍조가 나타나면 대인관계는 물론 자신감, 자존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적극적인 치료로 당당한 중년의 삶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환자별 피부 상태와 원인을 파악한 뒤 한약, 침, 뜸 등 다양한 치료로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블루베리·토마토·사과 등 피부 항노화물질이 풍부한 과일을 먹고, 고기·밀가루 등 고칼로리 음식과 과식은 피해야 한다. 평소 반신욕과 족욕으로 신체 긴장감을 해소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 김윤범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 교수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 박사, 한국한의학평가원 이사 및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