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잠꼬대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한다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성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잠꼬대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한다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성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송모(72)씨는 겨울이 두렵다. 날씨만 추워지면 잠꼬대 증세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하지 않는 거친 욕을 하고, 심한 경우 움직이다가 침대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매트리스를 분리해 바닥에 내려 놔 낙상의 위험을 줄였지만, 며칠 전에는 같이 자던 아내에게 주먹을 휘둘러 얼굴에 멍이 들게 하기도 했다.

겨울철 노인성 잠꼬대가 심해지는 첫 번째 이유는 난방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져 난방을 많이 하게 되면 실내가 건조해져 수면을 방해한다. 콧속이 마르면 구강호흡을 하게 되고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잠꼬대가 더 심해진다.

두 번째 이유는 적은 일조량이다. 오전에 햇볕에 노출되지 않으면 세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고, 저녁에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양도 줄어든다. 멜라토닌은 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얕은 잠을 자게 되고 잠꼬대가 더 심해진다.

잠꼬대의 치료 여부 결정은 횟수가 중요하다. 여러 달에 한 번, 가끔 잠꼬대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한다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성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잠꼬대는 크게 일반 잠꼬대와 렘수면 행동장애로 나뉜다. 노인성 잠꼬대의 경우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렘수면 행동장애인 경우가 많다. 렘수면 동안에는 뇌간의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해 움직임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뇌간에 질환이 있거나 뇌간의 운동 조절이 문제가 되는 파킨슨병인 경우 렘수면 동안 정상적인 운동마비 기능이 저하되면서 수면 중에 심한 잠꼬대나 움직임이 일어나고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노인성 잠꼬대는 수면무호흡증 동반

노인성 잠꼬대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뇌에 공급하는 산소가 부족해져 의사 결정, 판단에 관여하는 대뇌백질이 커진다. 또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증가한다. 이런 경우 최선은 양압기 치료다. 양압기 치료를 통해 수면 중 호흡이 개선되면, 수면의 질이 개선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수면호흡장애와 잠꼬대가 개선된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로, 일정한 압력으로 바람을 지속적으로 넣어 기도의 공간이 좁아지거나 협착되는 것을 막아준다. 양압기 치료는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이다. 올해 7월부터 우리나라는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가 건강보험 급여화돼 치료 부담이 줄어들었다.

잠꼬대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주변 노인들의 잠꼬대가 심하거나 자면서 하는 행동이 지나친 경우,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 증세일 가능성이 크니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한국수면학회 이사,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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