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현지시각) 결혼 25년 만에 이혼을 발표한 제프 베이조스와 매켄지 베이조스. 사진 블룸버그
1월 9일(현지시각) 결혼 25년 만에 이혼을 발표한 제프 베이조스와 매켄지 베이조스. 사진 블룸버그

‘21세기 최고의 이혼, 역사상 가장 값비싼 이혼 드라마가 시작됐다.’

인류 최고의 부자에 등극, 연일 ‘부’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54)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1월 9일(현지시각) 결혼 25년 만에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8)와 이혼을 발표했다.

베이조스 CEO는 개인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랜 기간 사랑에 대한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 끝에 이혼하기로 했다. 친구로, 공유한 삶은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베이조스 부부는 공동 발표문을 통해 “서로를 발견한 것을 행운으로 느낀다. 부부로 멋진 삶을 살았다”며 “아이들의 부모, 친구, 프로젝트 파트너로, 모험을 추구하는 개인으로, 멋진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이혼 발표문은 세련되고 ‘쿨’하게 쓰였지만, 세계 최고 억만장자 부부의 이혼 발표는 미디어와 호사가들의 입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월스트리트 투자자와 경제 미디어들은 두 사람의 이혼이 세계 최대 기업 아마존의 미래 가치와 경영권 향배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느라 바쁘고, ‘핫 이슈’를 좇는 미디어들은 ‘사상 최대의 사생활 탐사 추적 보도’를 예고하며 베이조스 부부의 사생활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천문학적 위자료, 아마존 가치 ‘촉각’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되는 천문학적인 이혼 위자료다.

베이조스 CEO의 재산은 1370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이조스 부부가 사는 워싱턴주는 이혼 시 결혼 이후 형성한 재산을 똑같이 나누는 ‘부부공동재산제(Community Property)’를 채택하고 있다”며 “베이조스 CEO의 재산이 반 토막 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정이 실현되면 베이조스 CEO의 재산은 685억달러가 돼, 1위 자리를 2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925억달러)에게 물려주고 5위가 된다. 현재 5위는 패션 브랜드 ‘자라’ 창업자인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612억달러) 회장이다.

매켄지 베이조스는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 창업주의 손녀인 프랑수와즈 베탕쿠르 메이어(456억달러)를 제치고 단숨에 세계 최고 여성 억만장자가 된다.

CNBC는 “베이조스 CEO의 아마존 지배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 CEO는 아마존 주식의 16.3%를 소유하고 있는데 매켄지 베이조스의 지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분 동등 분할이 실현될 경우 부부가 각각 아마존 지분 8.5%를 갖게 된다. 베이조스 CEO의 기업 지배력 감소는 재산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이혼 전 합의를 통해 방지책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조던 네이랜드 조지 메이슨 법대 교수는 “통상 CEO는 주식을 나눠 주지 않기 위해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을 배우자에게 나눠 주지만, 베이조스 CEO의 재산 대부분이 아마존 주식이라 어떤 방식으로든 주식을 양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혼으로 LA다저스 운영권을 빼앗긴 프랭크 맥코트, 윈리조트그룹 최고 경영자에서 물러난 스티브 윈 창업자의 예를 들며 “거대 기업 총수들의 이혼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파경 원인 비공개

천문학적인 이혼 위자료, 아마존의 경영권과 기업 가치에 대한 영향 못지않게 ‘베이조스 부부의 동화 같은 결혼 스토리가 풍비박산 난 이유가 뭔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아이들을 혼다 오딧세이에 태워 등하교시키는 베이조스 부부의 모습은 자수성가한 미국 억만장자들의 소탈한 삶을 상징하는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뉴욕 포스트,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베이조스 CEO가 폭스 TV 아나운서 출신인 로렌 산체스(48)와 밀회를 즐겼다”고 보도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우리 추적 보도가 두 사람의 전격적인 이혼 발표를 촉발했다”며 풀 스토리를 예고했다.

베이조스 부부는 1992년 뉴욕의 헤지펀드(D.E. Shaw)에서 상사와 신입 사원으로 처음 만났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 직장을 구하던 매켄지가 헤지펀드에 입사원서를 넣었고 그를 눈여겨본 제프 베이조스가 서류 전형에 합격시킨 것이 계기가 됐다. 매켄지는 보그와 인터뷰(2013년)에서 “옆 사무실에서 일하는 제프의 너털웃음에 어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며 “매일 점심을 사다 주면서 가까워졌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약혼 석 달 만인 1993년 결혼했다.

베이조스 CEO가 1994년 잘나가는 월스트리트 생활을 청산하고 개념조차 생소한 인터넷 서점을 열겠다는 폭탄선언을 했을 때, 매켄지 베이조스는 “사업이 뭔지는 몰랐지만 남편이 얼마나 흥분했는지는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마존닷컴 초기, 책 주문이 밀려들자 부부가 창고에서 책을 포장하며 밤을 새운 일화도 유명하다. 아마존 초기 주문받은 책을 발송하고 회계를 맡은 매켄지 베이조스는 베이조스 CEO의 내조자이자 가장 든든한 사업 파트너로 꼽혔다.

남편이 아마존 혁명으로 경이로운 성공 신화를 써나갔지만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가 마냥 행복했던 것 같지는 않다. 매켄지 베이조스는 “억만장자 남편을 둔 것은 복권 당첨과 같고, 멋진 생활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나 자신을 정의하는 복권은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남편은 파티를 즐기는 외향적인 성격이지만 나는 조용히 관조하는 것이 좋다”며 성격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매켄지 베이조스는 2005년 소설 ‘루터 알브라이트의 증언(The Testing of Luther Albright )’을 발표했다. “중년 남성의 내면을 천착하는 이 소설은 독자를 몰입하게 한다”는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받으며 그해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프린스턴대 은사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이 출판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2013년에는 두 번째 소설 ‘덫(Trap)’을 발표했다. 그는 “매일 새벽 혼자 글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지만 “제프는 내 최고의 독자”라며 남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베이조스 부부는 4명의 자녀(1명은 입양)를 두고 있다.


plus point

“전 폭스 TV 아나운서와 불륜이 원인”

베이조스 CEO와 불륜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폭스 TV 아나운서 출신인 로렌 산체스. 사진 블룸버그
베이조스 CEO와 불륜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폭스 TV 아나운서 출신인 로렌 산체스. 사진 블룸버그

베이조스 부부의 이혼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베이조스 CEO와 폭스 TV 아나운서 출신인 로렌 산체스와의 불륜이 이혼 원인이라 보도하고 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지난 4개월간 5개주, 4만마일에 걸쳐 개인 제트기, 호화 리무진, 헬리콥터, 낭만적인 하이킹, 5성 호텔, 디너 데이트, 숨겨진 밀회 장소 등에서 진행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추적했다”며 대대적인 보도를 예고했다.

과거 폭스 TV의 ‘안녕 LA’를 진행했던 아나운서 출신인 산체스는 할리우드의 유명 연예 기획자 패트릭 화이트셀과 별거 중으로 알려졌다.

산체스의 남편 화이트셀이 공동 최고 경영자인 연예 기획사(WME)는 영화배우 맷 데이먼, 크리스천 베일, 휴 잭맨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작년 가을 화이트셀 부부가 별거를 시작할 무렵부터 산체스와 베이조스 CEO가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보도했다. 산체스는 화이트셀(2명), 전 남편(1명)과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성수 조선비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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