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1년 중 관절염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계절이다. 습도와 저기압이 관절에 안 좋기 때문이다.
여름은 1년 중 관절염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계절이다. 습도와 저기압이 관절에 안 좋기 때문이다.

여름 장마철이 가장 힘든 사람은 아마도 관절염 환자가 아닐까 싶다. 1년 중 관절염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계절이 여름이다. 추위로 관절이 굳는 겨울이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괴로운 계절일 것이라는 예상과 상반된 결과다. 습도와 저기압이 관절에 안 좋기 때문이다.

왜 관절은 습도에 민감할까. 흔히 관절 하면 연골을 떠올리기 쉽지만, 관절통을 일으키는 더 중요한 부분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활액막이다. 연골은 통증신경이 없어 웬만큼 손상돼도 통증을 잘 못 느낀다. 반면, 활액막에는 통증 신경이 풍부해 약한 염증이 생기거나 조금만 늘어나도 매우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연골이 닳는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무릎, 발목, 고관절, 손가락같이 체중이 실리거나 많이 사용하는 관절에 나타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염증 소견이 별로 없는 반면 통증이 심하고 관절을 사용할수록 악화된다. 쉬면 좋아진다.

반면,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는 류머티즘 관절염은 손가락, 무릎, 팔꿈치, 어깨 등에 초기부터 나타난다. 심한 염증을 동반해 빨갛게 붓는 염증 소견이 통증과 함께 뚜렷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아침에 심하고 관절을 사용하면 할수록 좋아진다.

활액막에 요산이 축적되는 통풍은 갑자기 나타나고 아주 심한 통증이 엄지발가락이나 한 쪽 무릎에 나타난다. 술을 좋아하는 비만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활액막은 습도에 민감하고 기압을 느끼는 수용체가 있어 저기압이 되면 염증이 일어나고, 관절 내로 더 많은 관절액을 만들어내 관절낭을 확장시킨다. 통증이 일어나는 원리다.

관절염 환자는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이용해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가 덥다고 에어컨을 지나치게 틀면, 갑자기 관절이 굳으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결국 여름철 관절 관리를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3~26℃ 정도로 약간 시원하게 하지만, 절대 춥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관절이 굳으면서 통증은 더 심해진다. 수건 등을 관절에 덮어 따뜻하고 건조한 열을 가하고 운동을 시작하면 좋다. 운동 범위를 서서히 넓혀주는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20~30분 정도 하면 된다. 이후 관절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관절 주위 근육에 1분 정도 힘을 주었다 풀었다를 10~15분 정도 반복하는 등척성 운동을 하면 된다. 이는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해주면서 활액낭을 고정해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운동 후에도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 주면 좋다. 물속에서 하는 수중운동인 수영이나 아쿠아로빅은 관절염 환자에게 다른 계절에는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여름에는 도움이 된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는 시원한 보리차나 자두·키위·토마토 등 혈당을 덜 올리는 음식이 좋다. 차가운 맥주와 수박·참외·복숭아·포도 등 혈당을 높이는 과일, 설탕이 많이 들어간 빙과류·팥빙수는 관절염에 좋지 않다. 술은 염증을 악화시키고 혈당을 올린다. 과당 성분은 요산 성분을 증가시켜 통풍환자에게 좋지 않다. ‘비 오는 날 막걸리에 파전’을 삼가는 게 장마철 관절을 튼튼하게 지키는 열쇠다.


▒ 김범택
연세대 의대 졸, 아주대병원 비만 클리닉, 대한가정의학회 교육위원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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