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여름철 찬 음식을 너무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여름철 찬 음식을 너무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볕더위가 절정이다. 입맛도 잃고 기운도 없다는 사람이 많다. 그나마 더위를 달래주는 먹거리가 위안이 된다. 시원한 냉면, 구수한 콩국수, 달콤한 팥빙수… 달아오른 속을 식혀줄 여름철 대표 별미들이다. 하지만 배탈 걱정 때문에 이런 시원한 음식을 눈앞에 두고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가 많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을 평소와 조금만 달리 먹어도 장이 요동치는 경우가 잦다.

현대 의학에서는 음식이나 스트레스 등 자극에 쉽게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하거나 배가 아픈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면 우선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하게 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이 민감해서 생기는 병이다.

대장은 약 1.5m이고 주로 물과 소금 성분을 흡수한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를 저장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꿈틀대는 움직임을 통해 장 내용물을 항문 쪽으로 밀어낸다. 장내 근육의 수축과 그 내용물의 이동은 주로 신경과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데 어떤 원인 때문에 리듬이 깨져서 대장 근육이 과민하게 수축운동을 하게 돼 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복통은 심한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화장실을 다녀오면 좀 나아진다. 물론 후중감이라 하여 뒤가 묵직한 느낌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잦다. 때로는 배가 살살 아프거나 거북하고 가스가 차서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차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배변 습관의 변화도 주요한 증상이다.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장 내시경을 비롯한 여러 검사를 통해 눈에 보이는 형태적인 이상이 없을 때, 비로소 과민성 장 증후군이라고 진단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앓는 환자는 ‘속이 차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속이 찬데, 찬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쉬운 것은 당연지사다. 그렇다면 ‘속이 차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방에서는 말 그대로 복냉(復冷)이라고 하는데, 이는 배 속에 찬 기운이 머물러 배 속이 싸늘한 병증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속이 차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오장육부의 기능 가운데, 주로 비신(脾腎)의 따뜻한 기운이 약해지고, 대장이 찬 속성을 띠어 나타난다고 본다.

한방 치료는 주로 한약재의 복용, 침구 치료, 섭생과 관련된 생활 지도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약재는 치료 작용이 각기 다른 것을 활용한다. 주로 몸이 차서 나타나는지, 스트레스 등으로 장이 과민해져서 나타나는지, 비위(脾胃)로 대표되는 소화 기능이 약하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보고 치료하게 된다.

또한 생활 관리가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적당한 운동과 휴식으로 몸의 활력을 유지해 냉한 기운을 줄이고, 대장의 과도한 수축을 유발해 설사와 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심한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둘째, 찬 음식, 탄산음료, 향신료가 많이 첨가된 자극적인 음식, 식이섬유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들 음식이 장관을 자극해 설사를 더욱 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가스가 차는 경우는 콩류, 감자 등을 당분간 피해야 한다. 이들 음식은 장내 세균에 의한 가스를 더욱 많이 만들어 낸다.

더불어 음주나 흡연은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이므로 반드시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대장을 튼튼히 하는 인삼, 대추, 생강 등의 한약재를 즐겨 먹는 것이 도움 된다. 이들 한약재는 시중에 차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으니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 김진성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과장, 임상한의약연구소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비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김진성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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