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오른쪽에서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타이응웬에 있는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오른쪽에서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타이응웬에 있는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10월 25일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공식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 시대가 열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브랜드 가치가 사상 최고인 623억달러(약 70조8663억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 5’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긍지를 세워주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다. 기업 수장의 얼굴은 그 기업의 표상이며, 얼굴에 그려진 지도는 그 기업의 항해지도다. 이건희 회장 장례식 추모사의 한 대목처럼 이재용 부회장도 이건희 회장처럼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인 ‘승어부(勝於父)’를 해낼 수 있을까? 얼굴에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하자.

필자는 2012년 한 온라인 매체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인상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인상은 사뭇 달라져 있다. 인상은 사는 대로 변하는 생물이므로 그의 얼굴 변화는 그가 지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얼굴은 눈매가 곱고 피부가 매끄러워 감성적인 기질이 다분했다. 어려운 어른들을 모시고 늘 조심스럽게 살아 눈썹도 약간 처졌다. 41~43세에 해당하는 눈과 눈 사이인 산근(코뿌리)이 약한 탓에 그 시기에 이혼을 겪었지만, 그 변화의 운기로 43세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해온 이재용 부회장의 지난 6년의 세월은 본인에게 혹독했다.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 때문만은 아니었다. 국정농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피고인으로 4년째 재판을 받아왔으며, 특히 편법·불법 승계 문제로 2017년 2월부터 약 1년의 세월을 구속수감 상태로 보내야 했다. 이런 굴곡을 겪으며 이재용 부회장의 얼굴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

무엇보다 46~47세의 운기를 관장하는 관골(광대)이 달라졌다. 앞을 향해 솟아 있던 관골이 어금니를 깨무는 일이 많아지면서 옆으로 넓게 누운 단단한 긴 벽돌형 얼굴로 바뀌었다. 자신을 표현하며 즐겁게 웃으면 관골이 앞을 향해 솟아오른다.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의 즐거움은 뒤로하고 회사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는 것을 이 관골 변화에서 읽을 수 있다. 방어와 유지의 힘이 생겼고 책임을 지고 가는 얼굴이 됐다. 어려움이 겹겹으로 쌓였지만, 기업은 발전을 거듭했으니 운기가 나빴다고만은 할 수 없다.

관골과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고운 기운이 사라지고 야무진 부친 얼굴을 닮아 갔다. 눈썹이 잘 누워 대인관계가 좋지만, 좀 굵어진 느낌이다. 예전엔 ‘할까 말까’ 하는 눈썹이었다면 이제는 ‘한다’는 눈썹으로, 과거보다는 힘이 있다. 선이 곱고 순했던 눈이 이제는 쏘아보는 예리한 눈이 됐다. 둥글었던 눈매는 눈두덩에 근육이 생긴 듯 각이 져 눈이 옆으로 길어지며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실리를 좇는 사업가 눈으로 변모했다. 옆으로 누운 관골 기운이 더해져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가는 기질은 강해졌지만, 그래도 예전의 감성이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걸을 때 팔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본인을 대신해 주변 사람이 많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팔을 흔들며 걷는다. 자신이 발로 뛰어 일거리를 찾고 만들어 가는 타입이다.

2017년 국정농단으로 시끄러울 때는 스트레스로 넓은 이마에 뾰루지가 보였다. 이마는 관(官)과의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마가 넓기는 하나 달처럼 둥근 이상적인 이마는 아니다. 눈썹 근육이 굵어져 둥근 이마에 굴곡이 생겨 매끈하게 승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계속 편법·불법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 ‘눈칫밥을 먹으면 내공이 쌓인다’는 말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도 어려움을 겪으며 마음 근육이 자라 더욱더 단단해졌다. 요즘 이마 측면에 살이 붙고 있는데 ‘내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새 세상을 열어 나간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부친 타계로 11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어찌 조달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사진 속 이재용 부회장 이마는 깨끗하다. 그 문제는 미리 준비를 해왔을 것이므로 어렵지 않게 넘어갈 것 같다.

코 모습도 달라졌다. 예전엔 콧방울이 둥근 낚싯바늘 모양이었는데, 이제는 더 강하게 꺾어진 힘찬 바늘 모양이 됐다. 버티고 견뎌야겠다는 결기가 맺혀 있다. 50대 초반에 해당하는 인중이 약해 여전히 재판 등 시시비비가 이어지고 부친을 잃은 슬픔도 겪지만, 뾰족한 듯했던 턱은 앞과 옆으로 살이 붙어 튼실하다. 상속자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을 거느릴 수 있는 실력자가 된 것이다. 옆 턱이 좋아졌다는 것은 스스로 내려와 사람들과 어울렸다는 의미로, 그를 받쳐주는 인재에게 군림하는 수장이 아니라 함께 가는 덕장이다.


아쉬움이 남는 작은 입

그러나 튼실한 만년을 기약하는 하관에 아쉬움이 있다. 하관에 해당하는 턱과 입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턱이 아무리 좋아도 입 기운이 펼쳐주지 못하면 턱도 제 기운을 발휘하지 못한다. 웃지 않는 시간이 많아지며 입이 오히려 작아졌다. 입은 60대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이재용 부회장의 60대는 삼성전자의 머지않은 미래다.

우리가 세계 어디를 가든 1등 국가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데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크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 커지려면 다른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국가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계속 커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재용 부회장 입이 더 크게 열려야 한다. 인상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입은 석 달만 잘 웃어줘도 한결 커진다. 이재용 부회장이 더 많은 웃음을,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될 때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앞에 산적한 문제가 하루빨리 긍정적으로 해결되고 그가 오로지 삼성전자를 위해 세계를 휘젓고 다닐 수 있기를, 또 한 번의 승어부를 이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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