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가장에게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갱년기 아내와 사춘기 아이의 전쟁’이라고 답하는 이들이 많다. 성장통을 겪는 아이와 폐경 이후의 갱년기증후군을 겪는 아내와의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겨울방학을 맞아 엄마와 자녀가 함께 손잡고 한방병원을 찾는 것은 어떨까.

폐경은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적 과정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많은 여성이 인생의 봄날이 끝난 것 같다는 상실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갱년기를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한다면 인생 후반전도 충분히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폐경을 맞은 여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갱년기증후군이다. 폐경기 여성의 약 75%가 안면홍조 등 혈관운동성 증상을 겪는데, 1~2년 정도가 일반적이나 간혹 10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산부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단기간 최소 용량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하지 못할 때는 비호르몬요법인 한의학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에 땀이 나는 증상과 함께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면서 다리, 엉덩이까지 시린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쉽게 말해 상체는 더워서 답답한데, 하체는 차가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상열하한(上熱下寒) 또는 음허화동(陰虛火動)이라 표현한다. 우리 몸에는 불과 물의 기능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두 가지 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하나, ‘물’에 해당하는 기운이 더 많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열이 나는 듯한 상태가 바로 갱년기 증상이다. 즉, 갱년기는 우리 인체의 균형이 깨지는 상태를 말한다. 간혹 폐경이 되어도 갱년기 증상 없이 건강한 여성을 볼 수 있는데, 폐경 이후에도 인체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정상적이라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폐경기에는 여성의 난소 기능 저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요인 등 모든 생활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도 단순히 호르몬 부족에 해당하는 신허(腎虛) 증상이 아니라, 화병과 같은 기(氣)가 울체(鬱滯·막히거나 가득 참)되거나 심화(心火)가 조장되는 경우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며 치료 목표를 정한다. 인생의 큰 변화 시기에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기와 혈, 음과 양이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폐경기를 지내는 방법이다.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한약과 침, 뜸 치료를 진행한다. 한약 치료는 기본적으로 전신적 관점에서 진행된다. 불과 물 중 부족한 것을 살핀 후, 이를 보충해주고자 자음(滋陰) 기능을 하는 한약을 사용한다. 만약 어딘가가 막혀 물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있다면 막힌 것을 뚫어주어 전신 순환을 촉진하는 소간해울(疏肝解鬱) 방법의 치료를 한다.

기운이 부족한 경우에는 기를 보충해주는 한약을 사용해 폐경 이후 면역력 강화와 노화 예방을 돕는다.

침 치료는 폐경기 증상에 효과적이다. 폐경뿐 아니라 유방암과 같은 다른 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안면홍조에도 침 치료는 유효한 효과가 있다.

이와 더불어 뜸이나 약침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한다. 증상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기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병행한다면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 황덕상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여성의학센터장, 대한한방부인과학회 편집이사, 경희의과학연구원 한약물연구소 상임연구원

황덕상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여성의학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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