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뒷줄 왼쪽 두 번째)이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사진 연합뉴스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뒷줄 왼쪽 두 번째)이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사진 연합뉴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민을 간 한인 가족을 그린 미국 영화 ‘미나리’로 한국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은 102년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 2020~2021년에 걸쳐 이미 33관왕(여우조연상 32개, 배우 앙상블상 1개)에 오른 그는 암울한 코로나 시기 우리 국민에게 더할 수 없는 기쁨을 주고 있다. 75세에 ‘국민배우’를 넘어 국제적인 스타로 우뚝 서 인생 최고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배우. 특히 60~70대의 지인들은 부러움을 동반한 호기심으로 ‘만년에 복이 터진’ 그의 인상을 몹시 궁금해한다.

얼굴에서 75세에 해당하는 부위는 입꼬리 옆 보조개를 지나 귀 쪽에 가까운 뺨 자리다. 윤여정은 그 부분에 살집과 탄력이 있다. 어느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60세가 넘어서는 ‘보너스’로 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후에 욕심내면 노추’가 될 수 있어 여유롭게 일한다고 했다. 이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선선하게 사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대개 말년이 좋다.

윤여정은 둥글고 큰 관골(광대뼈)에 강한 명예운과 명예욕을 담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명예와 위상을 대단히 중히 여기며 ‘억척스럽게’ 활동했을 것이다. 관골이 커 독한 역에도 잘 어울린다.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정치라도 했을 상이다. 아는 기자 중 후일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관골이 크다. 관골이 작은데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필자는 심사숙고하라고 한다.

윤여정은 젊은 시절에 큰 관골에 비해 턱이 약했다. 하지만 요즘 사진을 보면 관골이 예전에 비해 약해진 듯 관골 살이 내려와 턱에 붙어 턱이 좋아졌다. 많은 것을 내려놓아 관골이 부드러워지고 턱이 좋아진 것이다. 턱은 말년에 해당한다. 균형과 조화의 면에서 보면 지금 관골도 결코 약하지 않으므로 명예운은 여전하다. 만약 관골이 흘러내렸다면 ‘나, 왕년의 유명 배우’로 자칭하며 활동이 약해졌을 것이다. 얼굴은 생물이다. 성격이 좋아 편하고 협조를 잘해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할 줄 아는 지혜가 있어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 관골도 단단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여정의 인상을 초년부터 읽어보기로 하자. 이마가 둥글고 앞이마가 튀어나와 머리가 영민하고 기억력이 좋다. 10대 학업운이나 합격운, 20대 운기도 순탄하게 이어졌다. 명문고를 나왔고, 대학은 중퇴했지만 20세에 일찌감치 탤런트 시험에 합격했다. 24세에 전설적인 장희빈역으로 주연급 배우가 됐고 영화 ‘화녀’의 주연으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탔다. 그녀의 대본 암기력은 배우들 사이에서 신화처럼 내려온다.

이마 가운데 머리카락이 원숭이처럼 살짝 내려와 가무에 능하고 문화·예술적 끼가 많다. 상복도 많다. 그녀는 평생 63개의 영화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배우 중 최다일 것 같다. 눈썹꼬리에서 이마 쪽으로 핏줄이 드러나 예민하다. 하지만 이 예민함을 가까운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자신의 연기 속에 담아낸다.


눈썹에 근육이 붙어 꽤 적극적이다. 눈썹이 잘 누워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눈두덩이 넓어 아량으로 후배들을 챙기고 다독여준다. 눈 윗꺼풀에 예전엔 각이 져 있었다. 바람 잘 날 없이 일이 많았거나 혹은 일이 없더라도 스스로 노심초사하는 형이었다. 깐깐한 성격도 이 각에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내려놓아서인지 그 각이 풀어져 한결 편안해졌다. ‘김태희’형 배우들처럼 눈이 화려하지 않아 화려한 세상과는 거리가 있다. 광대뼈가 발달해 상대적으로 눈가가 들어가 보여 부부궁이 좋지 않다.

안경을 걸치는 자리인 산근이 들어갔다. 40대 초반 변화를 겪었다. 이 시기에 13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 다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콧대가 굵고 두꺼워 건강하며 남성적 기질이 있다. 한편 가는 눈썹에 애잔한 여성성이 있어 연기 스펙트럼이 넓고 독특한 매력을 가진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콧방울에 비해 코끝이 둥글고 커 일을 벌이기를 좋아한다.

콧방울이 뚜렷하지 않아 자기 것을 애써 챙기지 않는다. 콧구멍이 커 통이 크고 나가는 재물이 적지 않다. 코끝이 인중 쪽으로 살짝 내려와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그는 배우들 중 유명한 패셔니스타이며 집 인테리어에도 그녀만의 감각이 돋보인다고 한다.

코가 두껍고 인중이 길어 장수한다. 인중이 너무 길어 자녀와 멀리 살지만 한편 자식처럼 챙겨야 할 후배가 많다. 넉넉한 눈두덩과 긴 인중을 가지고 있어 잘 챙겨주고 베푼다. 통통한 귓밥과 긴 인중으로 급해도 기다릴 줄 안다.

콧대가 두껍고 콧구멍이 크고 입도 크다. 웬만큼 불편한 일은 철저히 따지지 않고 훌훌 털고 가는 성격이며 통이 크고 솔직하다. 만약 입이 작았다면 말년으로 갈수록 조심조심하며 활동이 소원하게 된다. 입이 커 60대에도 잘나갔다. 2010년 ‘하녀’로 대한민국 모든 여우조연상을 싹쓸이한 ‘10관왕’이었다. 사람들을 자주 만나 웃으며 입을 키우는 연습을 해두면 입이 커진다. 이는 활기찬 말년을 위한 지혜다.

측면 프로필을 보면 가운데가 나온 볼록형 얼굴이다. 이런 얼굴형은 달리며 사는 사람이다. 관골과 코의 시기인 40대에 달려야 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돈이 급할 때 명연기가 나온다”는 건 그녀만의 명언이 아니다. 문호 발자크나 도스토옙스키의 명작들은 대부분 빚에 쫓기는 처지에서 쓴 것이다.

그녀가 인생의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기가 강한 목소리에도 있다. 원로 배우 김지미도 이런 목소리다. 장점은 남다른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기가 지나치게 세 파란만장하다. 조연이면서도 주연 못지않은 비중으로 다가오는 장악력은 연기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힘이기도 하다. 큰 파도가 오면 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구경하는 사람이 있다. 윤여정은 껑충껑충 파도를 타는 도전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돈을 써가며 독립영화를 마다하지 않은 ‘도전정신’이 오늘의 그를 피워냈다. 머리가 영민한 그는 ‘미나리’의 작품성을 간파했을 테고 어쩌면 수상까지 기대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드라마, 영화에 이어 ‘윤식당’ ‘집사부일체’ ‘윤스테이’ 등 예능까지 접수하여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윤여정은 ‘오래오래 보고 싶은’ 독보적인 배우다. 코가 길어 얼굴이 긴 편이다. 얼굴이 긴 사람은 얼굴 살이 빠지면 흐르는 상이 되어 운기가 나간다. 얼굴 탄력을 유지한다면 “대사를 외울 수 있고 민폐가 안 될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소망대로 나이와 상관없이 오래도록 늘 새로운 윤여정을 만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