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_59.jpg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 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 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최근 중국에서 발표한 ‘2021년 통계연감’에 따르면 2020년 출생률을 공포한 14개 성 중 10개 성의 출산율이 1%에 미치지 못했다. 호적 인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허난성은 출생자 수가 1978년 이후 최초로 100만 명 아래를 밑도는 92만 명이 되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출생률 감소로 인한 빠른 고령화 현상은 중국의 큰 고민거리다. 2021년에 공포한 ‘제7차 전국인구조사’ 결과, 중국은 60세 이상의 인구가 2억6400만 명으로 총인구수의 18.7%에 이르렀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5%에 달했다. 이런 추세대로 가면 14·5 경제계획 기간(2021~2025년)에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3억 명을 초과하며, 2050년에는 그 비중이 총인구의 3분의 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건 노동 적령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인구홍리는 인구가 많아 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에 보탬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충분한 노동 인구가 제공하는 풍부한 노동력은 생산 원가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국가는 생산과 수출 증대에 따른 저축과 투자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구홍리는 과거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한 큰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도 아이 낳기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하는 국면에 처했다. 게다가 인구홍리 시대의 산업 일꾼을 국가가 부양해야 하는 부담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14억 명의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이라는 중국 진출 명분을 정당화하게 했던 기계적인 수사도 이제는 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2022년 1월 1일부터 중화인민공화국 가정교육촉진법(中華人民共和國家庭教育促進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중국 가정교육에 관한 특별법으로, 가정교육을 가정사(事)에서 국가사로 승격해 가정을 국가 교육 주체로 인정한 것이다. 이 법은 가정이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고 양호한 사회적 공덕과 가정의 미덕, 개인 품성과 법치 의식을 고양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또 가정이 생활과 행위 습관을 배양해 심신 건강을 기르는 터전이 될 것을 요구한다. 이 법은 가정의 책임과 국가의 지원, 사회의 협조와 법률 책임 등 여러 방면에서 미성년자의 부모 및 후견인과 사회가 가정교육 측면에서 마땅히 부담해야 할 책임을 규정한다. 

가정을 교육 주체로 강조한 건 과외 교육 금지 등 중국이 사교육 영역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사교육을 제한하면서 자녀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가정이 자녀 교육에서 가장 근본이 된다고 강조한 셈이다.

앞으로도 중국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고 가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이 이어질 것이다. 이는 중국 직원에 대한 노무 관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여성의 출산 휴가 기간을 이전보다 연장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젊은층이 아이를 편하게 낳고 기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려는 노력이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모성 보호에 주의를 특히 기울여야 한다. 여성 노동자를 차별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인사를 관리하며 임신을 계획하거나 출산을 앞둔 여직원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중국 인구홍리가 줄어드는 일이 우리의 중국 홍리(紅利·보너스)에 미치는 영향이 적게끔 대비를 해야 한다. 

허욱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