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의 M대표는 학원 원장이다. 마른 오징어를 정말 좋아한다. 오징어가 귀하던 30년 전 남편이 청혼하면서 한 달에 오징어를 한 축씩 사주겠다는 약속을 했을 정도다. 애석하게도 세월이 흘러 40대 중반이 되자 잇몸이 약해져 좋아하던 마른 오징어를 거의 먹지 못했다. 50세를 넘어서자 눈도 침침해져 안과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해지며 머리도 무거워져 뇌세포 재활 치료를 받았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뇌가 나빠진 데 따른 증상이다. 안과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시력이 좋지 않은 경우도 머리가 나빠져서 오는 증상일 수 있다. 시각중추가 약해지면서 시력이 좋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무거운 것도 쉽게 피곤해지는 것도 머리가 나빠진 증상이다. 가벼운 증상처럼 보이지만 뇌 속의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사라진 뇌 세포, 다시 만들어지지 않아

머리가 아주 많이 나빠지기 전엔 겉으로 뚜렷한 표시가 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머리가 나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상당히 나빠진 상태라는 뜻이다. 머리가 나빠지는 것은 사멸된 뇌세포가 많고 남아 있는 뇌세포의 기능도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라져버린 뇌세포를 대신할 새로운 뇌세포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후각구와 해마의 일부 뇌세포를 제외하고 뇌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재활은 된다. 뇌세포가 재활되면 뇌 기능이 좋아진다. 일반적으로 세포가 많이 모인 조직이나 장기가 병들거나 치료된다는 말은 해도 세포가 병들거나 치료된다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즉 간이 병들었거나 치료되었다는 말은 하지만 간세포가 병들었다고 하거나 간세포가 치료되었다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 치료도 간세포의 재활이나 재생을 바탕으로 한다. 마찬가지로 뇌세포가 재활되면 뇌기능이 호전되고 뇌세포가 부서지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뇌가 상대적으로 천천히 나빠지게 된다.

뇌세포 재활 치료를 하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기억력이 호전되거나, 집중력과 판단력이 향상되고, 덜 피곤하고, 우울증이 사라지고, 불면이 호전되고, 시력이 향상되거나, 이명이 사라지기도 하며, 성기능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 호전은 뇌가 좋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는 뇌세포가 재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활 치료로 뇌가 좋아지는 증상 이외에도 모근 세포가 재활돼 머리카락이 나거나 굵어지고 피부상피세포가 재활돼 피부가 고와지며 주름이 펴지기도 한다. 이외에도 간 기능이나 신장 기능, 빈혈 등이 호전되기도 한다. 이는 간, 콩팥, 골수가 재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증상 호전은 세포가 재활되어서 가능한 일이며 치료의 효과가 머리뿐만 아니라 온몸으로 가기도 한다. M대표의 경우는 이가 튼튼해져서 다시 마른 오징어를 먹을 수 있게 되고 관절통이 호전되기도 했다.

뇌세포의 재활이 가능하다면 뇌가 나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뇌세포 재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사라진 뇌세포가 많고 기능이 떨어진 뇌세포도 많은 상태다. 한 번 사라진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뇌세포가 부서지기 전에 정기적으로 뇌세포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김철수
연세대 의대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