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회장은 요즘 탱고에 빠져 지낸다. 탱고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로 인생을 나눌 수 있다고 할 정도다. 그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다가 창업해 큰 회사를 일구기까지 수많은 굴곡을 겪었다. 그래서 본인의 인생을 창업하기 전과 후, 혹은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기 전과 후로 나눌 법도 한데, 탱고를 알기 전과 후로 구분할 만큼 탱고는 그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그의 아버지는 치매 환자다. 대기업을 경영했고 대단한 카리스마로 상대를 압도했으며, 자기관리가 철저해 병 따위에 절대로 무너질 분이 아니었다. 그런 아버지가 치매를 겪는 모습을 보며 K회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50대 중반까지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아버지였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즐겁게 춤추면 스트레스 사라져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본 K회장은 치매 예방 필요를 뼈저리게 느끼고 평소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다. 집 밖에 나가기 싫은 날도 많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운동을 한다. 건강에 좋은 음식도 챙겨 먹는다. 출장이 많아서 생활 리듬이 불규칙하지만 잠은 충분히 자는 편이다. 다국적 기업에 다니면서 비즈니스를 배운 덕분에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과 달리 술·담배도 하지 않는다.

비교적 치매를 예방하는 삶이지만, 불규칙한 생활과 사업상 누적된 스트레스는 아무리 회사가 잘 돌아가도 해소되지 않고 만성피로를 안고 있다. 치매를 충분히 예방한다고 말하기엔 어려웠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열린 파티에서 탱고를 접했다. 탱고는 신나는 음악과 격렬한 율동, 계속 파트너를 바꾸며 추는 즐거운 춤이었다. 춤을 추고 나면 운동 효과가 충분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완전히 날아가고 환희를 느끼며 정신이 맑아졌다. 여기저기 아프던 것이 없어지고 우울한 기분과 편두통이 사라지면서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고 사업상 하는 일도 더 재미있어졌다.

탱고를 비롯해 즐거움을 주는 춤은 치매 예방에 특효약이다. 혈액을 뇌로 많이 보내기 때문이다. 충분한 운동은 뇌에서 생성되는 신경성장인자를 많이 만들어 뇌를 건강하게 만든다. 또한 움직임에 비해 크게 힘이 들지 않는데다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와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쓰게 만들고,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가능한 운동이다. 새로운 동작을 배우고 음악과 율동의 조화도 이루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수많은 뇌세포의 협동으로 이루어지며, 열심히 협동한 뇌세포는 튼튼해진다. 뇌를 젊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춤을 추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는 사라지며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바뀐다.

탱고처럼 격렬한 몸의 움직임도 즐거움이 따르면 휴식이 된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즐거움을 불어넣으면 뇌가 건강해진다. 즐겁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즐겁다고 믿어야 한다. 사소한 즐거움에도 감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