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의 원인이 코골이인 경우가 있다. 입으로 숨을 쉬면서 세균이 유입되는 것이 문제다.
비염의 원인이 코골이인 경우가 있다. 입으로 숨을 쉬면서 세균이 유입되는 것이 문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적인 비염은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완치했는데 재발하기도 한다. 평소 코를 고는 사람이라면 구강호흡이 원인일 수 있다. 코골이는 코의 숨길이나 기도가 좁은 사람에게 나타난다. 이들은 대부분 많은 양의 산소를 받아들이기 위해 입으로 호흡하는 경우가 많다.

비강호흡을 하면 코의 털이나 섬모가 필터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구강호흡을 하면 세균을 막아줄 장치가 없다. 코를 골면서 구강호흡을 하면 입이 마르고 목의 온도가 떨어진다.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세균이 물밀듯 들어오면 비염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 만성 호흡기 질환자의 90%가 구강호흡을 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외에도 천식이나 독감과 같은 세균성 질환에도 쉽게 노출된다.

구강호흡은 두통도 유발한다. 악관절(아래턱뼈를 두개골에 연결하는 관절)이나 측두부(머리의 양쪽 옆면 부분) 근육에 무리를 주면서 목과 어깨 뒤쪽이 긴장되기 때문이다. 신체에 긴장감이 쌓이면 두통으로 이어진다.

구강호흡과 코골이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증상이 개선된다. 증상에 따라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구강 내 장치(입안에 끼는 마우스피스)나 양압기(입안 압력을 높여 기도를 확장하는 기계)를 이용하면 된다.

코골이를 예방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다이어트다.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살이 빠지면서 숨길에 여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호흡 기능이 좋아진다.

또 옆으로 자면 구강호흡을 방지할 수 있다. 천장을 보는 자세로 똑바로 누워 자면 혀가 뒤로 밀리면서 기도의 입구를 막아 코를 골기 쉬워진다. 옆으로 자면 혀가 밖으로 빠지면서 기도를 확보하기 쉽다.

술과 담배는 코와 목 주위 근육을 처지게 하고 느리고 얕은 호흡을 유발한다. 평소 코를 골지 않던 사람이 술을 마신 뒤 코를 고는 것은 기도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는 수면 호흡을 악화시켜 위험할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한국수면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