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데팽’은 뉴칼레도니아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오로 만의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오로풀’은 천혜의 수영장에 다름없다.
‘일데팽’은 뉴칼레도니아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오로 만의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오로풀’은 천혜의 수영장에 다름없다.

여행가들 사이에서 ‘천국의 섬’으로 통하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 호수처럼 잔잔한 아쿠아빛 바다가 압권으로 타히티, 모리셔스, 세이셸 등과 더불어 세계 4대 섬 휴양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뉴칼레도니아는 에코투어리즘의 적지로 전 국토의 60%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을 만큼 빼어난 식생과 경관을 가지고 있다. 생태학자들 사이에서 로망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뿐인가. 카낙인들의 천년 전통 토착문화에 프랑스 사람들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이 160년이 넘도록 배어 있으니, 과연 이곳이 남태평양의 프렌치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까닭이다.


천국의 섬 ‘일데팽’

일데팽(Ile des Pins)은 빼어난 풍광과 식생으로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섬으로 통한다. 일데팽은 프랑스어로 ‘소나무 섬’이다. 일데팽을 찾으면 섬의 상징격인 아로카리아 소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태고부터 뿌리를 내린 고생대 식물로 우리의 소나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40~50m에 이르는 훤칠한 키에 가늘지만 부드러운 느낌의 나뭇잎이 특징이다. 열대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뉴칼레도니아에만 자생한다.

일데팽은 폭 14㎞, 길이 18㎞의 작은 섬으로, 프로펠러기 편으로 수도 누메아의 마젠타 공항을 출발해 20분이면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하늘에서 굽어보는 누메아 전경과 아름다운 산호해변이 압권이다. 일데팽을 둘러싼 산호바다는 수심이 얕고 썰물 때면 섬 주변이 온통 모래밭으로 변한다.

일데팽 최고의 명물은 전통 카누 피로그다. 돛을 펼쳐 바람을 이용해 물길을 미끄러져 나간다. 생 조세프 만에서는 관광객들이 피로그를 체험할 수 있다. 생 조세프 만은 일데팽 부속섬인 코우토모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우피 만과 연결돼 있다. 8㎞ 떨어진 우피 만까지는 2시간 남짓 항해한다. 햇살의 강도에 따라 시시각각 색상을 달리하는 바닷속에는 열대어가 유영하고 바둑돌처럼 떠 있는 버섯 모양의 바위섬이 멋진 풍광을 이룬다.

일데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오로 만이다. 르 메르디앙 호텔을 품고 있는 오로 만은 신비의 바닷길로 장관을 이룬다. 썰물이면 모랫길이지만 밀물 때는 50∼100m 폭의 바다가 강처럼 흐른다.


‘남태평양의 니스’로 불리는 수도 누메아의 모젤 항.
‘남태평양의 니스’로 불리는 수도 누메아의 모젤 항.

태고의 신비 ‘리푸’ 섬

일데팽이 뉴칼레도니아의 수려한 풍광을 대표한다면, 리푸(Lifou)는 호젓함 속에 원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섬이다.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40분 거리. 산호초에 둘러싸인 섬은 끝없이 펼쳐진 아열대 정글이 특징이다. 미답의 숲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어 생태학자들의 귀중한 연구자원에 다름없다.

섬의 대표적인 명소는 샤토 브리앙과 루엥고니 해변. 특히 샤토 브리앙 해변은 카노노족 등 3개 부족이 해변의 소유권을 분할하고 있는 곳으로 하얀 모래해변과 대비되는 아름다운 바다 빛깔이 특징이다.

해안에서는 윈드서핑과 카누 등을 즐기는 인파로 생기가 넘쳐난다. 리푸의 명물 드레우 빌리지 호텔도 이곳에 있다. 리푸 해안은 산호 해변을 제외한 대부분이 30∼50m 높이의 수직 절벽으로 펼쳐져 있다. 그중 북쪽에 위치한 조킨 해안 절벽이 최고의 절경으로 절벽 아래 산호바다와 큰 키의 소나무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는 남프랑스의 작은 해변도시와 비슷하다.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피부 빛과 맵시가 다를 뿐 유럽의 작은 휴양 도시를 거니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뉴칼레도니아는 1853년 나폴레옹 3세가 점령한 이후 줄곧 프랑스령으로 남아 있다. 요즘 들어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도 실시했으나 결국 ‘프랑스령으로 남아 있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현재는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멜라네시안 원주민 카낙과 유럽 이민자 등 8만여명이 어울러 살고 있다. 시내 중심부 콩코티에 광장은 뉴칼레도니아 거리 측정의 원표가 있는 곳으로 여행의 출발점이다. 이 부근에 부티크숍, 기념품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주로 명품 등은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공수해 온 것이다.

누메아 관광에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있다. 랜드마크격인 치바우문화센터다. 치바우는 부족 통합과 독립운동에 앞장선 인물로 ‘선경제자립 후독립’을 주장하다가 1989년 반대파에 암살됐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1998년 티나반도 연안에 문화센터를 설립했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 등을 설계한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남태평양 최고의 건축물로 꼽힌다. 원주민 전통 가옥인 카즈를 모티브로 한 10개의 거대한 구조물은 오두막집을 비스듬히 절단한 형상이다. 아트빌리지, 예술관, 미술관 등 전시 시설을 갖추고 있다.


▒ 김형우
성균관대 철학과, 관광경영학 박사, 한국관광기자협회장, 청와대관광정책자문위원, 서울시관광진흥자문위원 역임


TIP 여행 정보

▶가는 길
한국에서 직항편이 없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혹은 호주를 경유해야 한다. 에어칼린항공(www.aircalin.com)은 뉴칼레도니아 수도 누메아를 기점으로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으로 운항한다.

▶기후&시차
한국과는 기후가 반대인 남반구에 위치해 있다. 연평균 20∼28℃로 온화하고 쾌적하다. 6~8월은 15∼25℃로 여행하기에 좋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있어 긴소매 옷이 필요하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환전&전기
현지에서는 퍼시픽 프랑(XPF)이 주로 통용된다. 한국에서 유로로 환전해 간 다음, 현지에서 퍼시픽 프랑으로 환전해야 한다. 1퍼시픽 프랑=약 12원. 전압은 220V로 국내산 전자제품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