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 인류의 고향, 아프리카는 여전히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시원(始原)의 땅이다. 그중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 절로 탄성이 터지는 곳, 짐바브웨-잠비아 국경에 자리한 빅토리아 폭포는 과연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깨우는 ‘혼의 울림’과 그 감동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현생 인류의 고향, 아프리카는 여전히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시원(始原)의 땅이다. 그중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 절로 탄성이 터지는 곳, 짐바브웨-잠비아 국경에 자리한 빅토리아 폭포는 과연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깨우는 ‘혼의 울림’과 그 감동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간 다닌 해외여행지 중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여행전문기자에게 늘 따라붙는 물음이다. 나는 서슴없이 남아공을 포함한 남부아프리카라고 답한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를 실감할 수 있는 크루거의 야생 사파리, 나미브사막의 붉은 모래언덕, 지축을 뒤흔드는 빅토리아 폭포 등 장엄한 대자연의 위용을 만날 수 있는가 하면, 레일 위의 고품격 호텔 ‘블루트레인’, 휴양 해변의 대명사격인 모리셔스 등 럭셔리 여정을 꾸리기에도 제격인 곳이다. 그뿐인가. 요하네스버그, 더반, 케이프타운 등 유럽의 한 도시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풍모는 아프리카가 ‘더위와 오지의 땅’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여행 마니아들에게 남부아프리카가 ‘최후의 여행지’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생인류(現生人類)의 고향, 아프리카는 여전히 대자연이 살아 숨쉬는 시원(始原)의 땅이다. 그중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 절로 탄성이 터지는 곳이 있다. 바로 짐바브웨-잠비아 국경에 자리한 빅토리아 폭포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자 이과수, 나이아가라와 더불어 세계 3대 폭포로 꼽히며 그중 원시의 야성미가 으뜸인 곳. 과연 남부아프리카 여행의 엑스터시(ecstasy)라 부를 법한 빅토리아 폭포와 인근 초베국립공원 사파리의 매력을 만나봤다.


초베국립공원 지프 사파리는 아프리카 대자연을 실감할 수 있는 코스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길을 가로막고 서있는 버팔로, 놀라 튀어나오는 오릭스, 임팔라, 쿠두, 기린 등 초식 동물들을 수시로 마주칠 수 있다.
초베국립공원 지프 사파리는 아프리카 대자연을 실감할 수 있는 코스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길을 가로막고 서있는 버팔로, 놀라 튀어나오는 오릭스, 임팔라, 쿠두, 기린 등 초식 동물들을 수시로 마주칠 수 있다.
초베강을 따라 나서는 보트 사파리(2시간 30분 소요)에서는 하마떼와 악어떼, 이구아나, 코끼리 가족 등 다양한 현지의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초베강을 따라 나서는 보트 사파리(2시간 30분 소요)에서는 하마떼와 악어떼, 이구아나, 코끼리 가족 등 다양한 현지의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좌) 버팔로 무리 (우)숲에서 만난 쿠두
(좌) 버팔로 무리 (우)숲에서 만난 쿠두

대륙을 흔드는 영혼의 울림 ‘빅토리아 폭포’

세상 구경거리 중 이처럼 짜릿한 게 또 있을까. ‘대자연의 위용에 완전히 압도당했다’는 표현이 적확할 듯싶다. 기존의 개념을 초월한 장대한 스케일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깨우는 ‘혼의 울림’, 빅토리아 폭포를 맞닥뜨린 느낌이다.

이과수(브라질, 아르헨티나), 나이아가라(미국,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는 그중 원시의 야성미가 으뜸이다.

‘모시오아 투냐(Mosioa Tunya)’. ‘굉음을 내는 연기’ ‘포효하는 연기’라는 뜻으로, 주변 부족민들은 빅토리아 폭포를 이렇게 부른다. 빅폴(Vic Fall·빅토리아 폭포의 애칭) 탐방에 나서면 원주민들의 절묘한 작명의 이유를 금세 실감할 수가 있다. 기계음 같기도 하고 사자의 포효 같기도 한 묘한 여운의 굉음이 물안개로 뒤덮인 수풀의 지축을 흔들어 댄다. 밀림에 드리워진 희뿌연 베일을 헤치고 만난 굉음의 실체 앞에서는 ‘악!’ 외마디 탄성이 절로 터진다.

열대우림의 숲속에 느닷없이 펼쳐지는 천길 낭떠러지, 그리고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는 거대한 물줄기. 폭포수의 거센 입김이 물보라 되어 햇살과 빚어내는 선명한 무지개. 빅토리아 폭포의 위용 앞에선 잠시 탄성도 잦아든다.

빅폴의 장관은 극적이다. 한강보다 큰 폭의 강물이 유유히 흐르다 거대 빙하의 크레바스 속으로 꺼지기라도 하듯 일순간 강줄기가 사라져 버린다. 폭 1.7㎞의 강이 통째로 추락하는 것이다. 절벽 아래로 쏟아져 내린 물줄기는 산산이 부서지고 하얀 거품이 돼 일부는 물안개로, 나머지는 수직협곡(폭 50~60m)을 따라 격랑을 이루며 하류로 흘러간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유산인 빅토리아 폭포는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에 걸쳐 있다. 스케일도 매머드급이다. 길이 1.7㎞, 낙차 110m. 방류량도 1초에 8000t가량 된다. 규모가 이과수, 나이아가라에 비해 다소 작다지만 불과 수십미터 앞에서 폭포수의 위용을 느낄 수 있어 다가오는 감동은 훨씬 크다. 특히 대다수 폭포수와는 달리 빅토리아 폭포는 평지에서 협곡으로 물이 떨어져 폭포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감상할 수가 있다.

메인 폭포 상류의 섬은 리빙스턴 아일랜드다. 영국의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73)의 이름을 딴 것이다. 리빙스턴이 빅토리아 폭포를 처음 발견한 1855년, 잠베지강을 탐험하던 중 갑작스레 빨라진 물살에 놀라 카누를 인근 섬에 급히 정박시키게 되었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아프리카 탐험 중 가장 감동의 순간으로, 거대 폭포에 대영제국의 수장인 여왕의 이름을 붙인 연유가 된다. 폭포 전망대 왼쪽 끝에 리빙스턴 동상이 세워져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빅토리아 폭포의 정면을, 리빙스턴 다리 건너편의 잠비아에선 폭포의 측면 비경(祕境)을 감상할 수 있다. 짐바브웨 쪽 마지막 전망대인 ‘데인저 포인트(danger point)’에서는 최대 절경인 이스턴 폭포를 바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이 늘 물기로 젖어 있어 이끼 낀 바닥이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폭포수의 낙차로 생긴 가는 비가 마른 날에도 끊임없이 내리는 탓이다. 그래서 빅토리아 폭포 투어에 앞서서는 우산과 비옷을 나눠준다. 하얗게 부서지며 솟아오른 물안개가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돌풍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안개비와 폭우로 변해 비옷을 걸치게 한다.

두어 발치 앞은 천지를 삼켜버릴 듯 요동치는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곳. 가슴 졸이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내려다보는 폭포수와 협곡 아래가 아찔하다. 하지만 절경 속에 떠오른 쌍무지개의 자태는 잠시 위험지역임을 잊게 할 정도로 장관이다. 검은 대륙을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이 물안개를 통과하며 그려대는 환상의 풍광, 세상에 둘도 없을 또렷한 무지개다.

빅토리아 폭포의 또 다른 명물은 리빙스턴 다리다. 1905년에 건설된 리빙스턴 다리는 호화열차 블루트레인이 오가던 철도와 도로가 함께 있는 교량으로 협곡을 가로질러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연결한다. 잠비아에서는 빅토리아 폭포를 리빙스턴 폭포로, 리빙스턴 다리는 빅토리아 대교로 부른다. 마치 하나의 호수를 두고 충주 사람들은 ‘충주호’로, 제천 사람들은 ‘청풍호’로 부르는 것과 같다. 이 다리에서 유명한 ‘빅 폴 번지(Vic Fall Bunge)’를 체험할 수 있다. 다리 중간 점프대에서 협곡으로 몸을 날려 8초 동안의 자유낙하(낙차 110m)를 즐길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빅토리아 폭포와 협곡, 잠베지강은 또 다른 감동이다. 국경 넘어 잠비아에서 빅토리아 폭포를 조망하는 헬기에 올랐다. 야생 동물이 뛰어다니는 숲을 날아오르자 유유히 흐르는 잠베지강 상류의 짙푸른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헬기가 기수를 잠베지강 하류로 돌리니 강폭이 급격히 넓어지면서 크고 작은 섬들이 명멸한다. 잠베지강이 사라진 자리에선 폭포의 하얀 포말과 물안개, 검은 대륙의 태양이 만나 선명한 무지개를 그려낸다. 대자연의 하모니, 이방인에게는 아프리카의 환상이고 원주민에게는 미래의 희망이다.


▒ 김형우
성균관대 철학과, 관광경영학 박사, 스포츠조선 여행전문기자, 한국관광기자협회장·청와대관광정책자문위원·서울시관광진흥자문위원 역임.


TIP

가는 길 / 인천공항에서 직항편은 없다. 홍콩에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행 비행기로 갈아탄다. 인천~홍콩 3시간40분, 홍콩~요하네스버그 13시간30분, 요하네스버그~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 1시간40분이 걸린다.

날씨 / 남부아프리카는 지금 여름이다. 하지만 습하고 후텁지근하지 않다.
대신 햇볕은 강렬하다. 남아공의 경우 2월 평균기온이 섭씨 20~25도 수준으로 여행하기에 괜찮다. 4~5월로 접어들면 아침저녁으로는 가을 날씨처럼 쌀쌀할 수도 있어 긴소매 옷도 필요하다.

시차와 환율 / 한국보다 7시간 늦다. 환율은 남아공 1랜드가 154원, 1달러 8.04랜드 정도. 짐바브웨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자국 화폐(짐바브웨달러)가치가 하락하자 지난해 US달러, 위안화를 법정통화로 채택 사용하고 있다.

비자 / 남아공과 보츠와나는 무비자. 짐바브웨와 잠비아는 입국 때 공항이나 국경에서 비자를 발급해준다(95~125달러). 잠비아의 리빙스턴이나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스 공항 인 아웃에 따라 비자 비용이 달라진다.

액티비티&숙박 / 빅토리아 폭포 헬기투어 15분 165달러(1인), 빅토리아 폭포 관광에는 인근 더킹덤호텔, 엘리펀트힐스호텔 등 짐바브웨 소재 호텔들을 주로 이용한다.

음식 /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 주변에서 ‘보마식’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악어꼬리 스테이크, 버팔로, 타조, 임팔라 등 야생동물 바비큐를 맛보며 아프리카 전통공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1인당 40~50달러 수준.

여행상품 / 인터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잠비아 등 남부 아프리카 4개국을 둘러보는 8일 상품을 385만원부터 운용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