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원을 확인할 때 유용한 지문이 다이아몬드에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연마된 다이아몬드에는 사람의 지문과 같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고유의 특징이 있다.

지하 100~120㎞, 고온·고압에서 형성된 다이아몬드 원석은 광산에서 채굴돼 연마사의 손을 거친 뒤 보석으로 탄생한다. 바로 이 단계에서 다이아몬드의 특징이 결정되며, 이것이 다이아몬드의 지문 역할을 하게 된다.

다이아몬드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다. 일반인이 육안으로 한번에 확인이 가능한 다이아몬드의 형태인 컷(Cut), 그리고 보석의 중량을 칭하는 캐럿(Carat), 세 번째로는 색(Color)이다. 일반적으로는 투명하다고 알고 있지만, 무색의 다이아몬드는 매우 희귀하다. 영화 ‘색계’를 보았다면 여주인공인 탕웨이가 한눈에 반하는 핑크 다이아몬드를 기억할 것이다. 이같이 색을 결정하는 것은 탄소 이외에 다이아몬드를 구성하고 있는 0.05% 미량의 원소다. 네 번째 특징이 바로 이를 나타내는 클래리티(Clarity)다. 이상의 네 가지 특징을 영문으로 표기했을 때 네 단어의 공통적인 앞글자 C를 따서 4C라고 한다. 4C는 현재 국제적으로 주얼리 시장에서 통용되는 용어다.

일반적으로 보석으로 사용되는 수준의 다이아몬드는 그 특징을 평가하고 기록한 다이아몬드의 신분증인 감정서가 발급된다. 이를 발급하는 기관을 감정소, 감정하는 전문가를 감정사라 한다.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장신구)에 고정(전문적으로는 세팅이라 칭한다)되어 있지 않은 보석을 나석(裸石)이라 하는데, 감정소에서는 정확한 감정을 위해 다이아몬드의 나석만을 감정한다. 세계적으로는 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 EGL(European Gemological Laboratory), IGI(International Gemological Institute) 등의 유명 다이아몬드 감정소가 있으며 국내에는 우신, 현대, 미조 등의 감정소가 있다. 다이아몬드 가격은 감정소마다 다르다. 그 이유는 감정소의 인지도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지만, 감정소의 평가 기준의 차이에도 있다. 저울을 사용하는 중량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특징은 감정사가 감정소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등급의 기준이 되는 마스터스톤(Masterstone)과 비교해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4C는 감정서에 모두 기록이 되어 있고 컷, 캐럿과 컬러는 문자로 기재돼 있다. 클래리티의 경우에만 중량이 1캐럿 이상의 경우, 문자와 함께 확대한 나석의 그림 위에 나석의 어느 위치에 어떤 크기로 어떤 형태의 특징이 있는지 기재된 작도(作圖)가 있다. 작도에 나타난 특징은 앞서 언급한 사람의 지문과 같이, 100% 같은 특징을 보여주는 다이아몬드는 없다.

국내에서 많이 유통되는 GIA 감정서의 예를 보면, 작도가 없는 3부 이상 중량의 나석은 우리의 주민번호와 같이 고유번호를 나석 표면에 레이저로 각인해 그 다이아몬드의 등급을 보증하고 있으며, 1캐럿 이상의 경우에는 작도가 항상 감정서에 기재돼 있어 고유번호가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다.

다이아몬드의 4C는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중량이 가격 결정의 가장 큰 요소로 알고 있다. 하지만 중량과 함께 4C 모두가 적절한 조화를 이룬 등급의 원석이 가격대가 가장 높으며 시장성 또한 좋다. 이 조화가 적절하지 않을 경우에는 가격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외국에서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경우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이런 4C의 조화가 적절하지 않은 다이아몬드를 중량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도매 시세는 세계적으로 같으며 공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감정서를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라는 전제하에는 어느 나라에서 구입해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감정소가 아닌 주얼리 브랜드나 주얼리를 판매하는 숍에서도 다이아몬드 감정서를 발급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서의 감정결과는 구입한 판매처에서만 인정되는 자체 보증서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