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는 수면 중 코부터 기도를 거쳐 폐까지 정상적인 호흡에 관여하는 신체 부위 중 일부가 막히거나 기능이 떨어져 잡음이 나는 것을 말한다. 즉, 수면 중 비정상적인 소리가 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때문에 코골이 자체는 병으로 보기 어렵다. 단순히 육체가 피로한 경우에도 코를 곤다.

하지만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1시간당 심장이나 뇌에 5회 이상 영향을 주는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가 동반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숨길이 막혀 호흡이 일정 시간 멈추는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수면 장애다.

수면무호흡증은 꼭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잠을 자는 도중 호흡이 순간적으로 정지하기 때문에 체내에 산소가 부족해져 저산소증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심장마비와 돌연사 위험이 높다. 1시간당 20번 넘게 호흡 곤란이 오는 중등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세 배 이상 높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혈중 산소포화도가 10%포인트 감소할 때 갑작스러운 돌연사 또는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위험이 14% 더 높아졌다. 산소포화도가 78% 미만으로 떨어지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의 위험이 8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새벽 3~5시 시간대가 위험하다. 산소포화도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중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는 비율로, 건강한 성인의 경우 대체로 97~99% 수준이다.

그렇다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코골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목젖 주위가 떨려서 소리가 난다는 점은 같다. 그러므로 코고는 소리를 없애고 싶다면 목젖 주위를 자르거나 고주파 혹은 레이저를 통한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 이것은 소리만 잡는 것이다.

그러나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숨 쉬는 숨골 기능 저하부터 횡격막 기능 저하, 심지어 노화까지 복잡하다. 여러 요소를 분석하고 파악해야 확진할 수 있으므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 하루 수면을 취하면서 환자의 뇌파, 근전도, 심전도, 호흡운동, 산소포화도 등 생체신호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다.

수면무호흡증은 어떤 수술로도 한 번에 완치하기 어렵다. 여러 수술을 동시에 시행해도 증상이 호전은 되지만 완치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양압기 치료가 최선이다. 양압기는 수면 중 강제로 공기를 밀어 넣어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코골이는 물론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호흡이 좋아지기 때문에 산소포화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한국수면학회 이사,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