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뇨증은 밤에 잠자다가 소변을 보는 증상이다. 비뇨기과 질환일 수도 있지만, 수면장애인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야뇨증은 밤에 잠자다가 소변을 보는 증상이다. 비뇨기과 질환일 수도 있지만, 수면장애인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67세 김모씨는 밤이 괴롭다. 일찍 자든, 늦게 자든 꼭 새벽에 2~3번씩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면 아침에는 피곤하고 두통도 발생한다. 수면의 질이 낮다 보니, 낮에는 졸음과 사투를 벌인다.

야뇨증은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을 보는 증상이다. 비뇨기과 질환일 수도 있지만, 수면장애인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이전에는 야뇨증이 항이뇨 호르몬 분비 저하에 따른 노화와 남성 전립선비대증, 요도 협착 또는 신장 질환에 의한 비뇨기과적 문제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가 수면장애와 야뇨증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미국수면무호흡협회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84%가 야뇨증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양압기 치료가 야뇨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다. 양압기 치료 전후 야뇨증 증상 치료 여부를 연구한 결과, 양압기 치료 환자의 75%가 야뇨증이 2회 이상에서 정상 수치인 0~1회로 줄었다. 3회 이상 다발성 야뇨증에서 정상 수치로 감소한 환자도 35%나 됐다. 이 가운데 한 명은 5~6회 야뇨증 횟수가 0회로 완전 정상으로 호전되기도 했다.

따라서 야뇨증이 반복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수면 중 호흡이 멈춰 산소 공급이 줄면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혈액은 더 산성화한다. 심장 박동이 늘어나고 폐혈관은 수축한다. 이때 기도를 다시 열기 위해 뇌는 깬다. 야간에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면 몸에서 나트륨과 물을 제거하도록 지시하는 단백질이 분비돼 야간 빈뇨를 유발한다.


비뇨기과에서 호전 안 되면 수면검사 받아봐야

의사도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야뇨증의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뇨기과에서 치료해도 야뇨증이 계속된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야뇨증이 보름 이상 지속하면 수면 중 각성이 습관화하기 때문에, 그 전에 수면검사로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빨리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수면 중에 코골이가 있는지와 산소 포화도 저하 및 뇌파 문제가 발생하는지 진단한다. 수면다원검사를 하지 않으면 본인의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을 동반했는지 아닌지 여부를 알 수 없다.

수면무호흡증으로 확진됐다면 최선의 치료는 양압기 치료다. 미국수면학회에서는 심혈관 장애를 한 번 앓았거나 고위험자에게 첫 번째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으로 양압기를 권장한다. 양압기만이 유일하게 7년 이상 치료 시 심혈관 합병증 예방이 입증된 무호흡 치료법이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한국수면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