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제작자이자 복원가인 미셸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는 스위스 시계제조업계에서는 천재적인 장인으로 통한다. 따라서 파르미지아니가 만든 시계라면 그 우수성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그가 만든 시계 브랜드 ‘파르미지아니(PARMIGIANI)’의 짧지만 뛰어난 40년 히스토리와 그의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1. 파르미지아니의 본사 전경 2. 파르미지아니 플뤼르에서 선보인 첫 스포츠 컬렉션인 칼파 그래프 / 2012 새로운 원형 쉐이프 뉴 톤다 3. 파르미지아니의 창시자이자 현존하는 천재 워치메이커 미셸 파르미지아니
1. 파르미지아니의 본사 전경 2. 파르미지아니 플뤼르에서 선보인 첫 스포츠 컬렉션인 칼파 그래프 / 2012 새로운 원형 쉐이프 뉴 톤다 3. 파르미지아니의 창시자이자 현존하는 천재 워치메이커 미셸 파르미지아니

450년이 넘는 긴 스위스 시계제조 역사에서 4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한 시계 브랜드가 있다. 바로 현존하는 천재 워치메이커이자 복원가로 불리는 미셸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가 1975년 세운 ‘파르미지아니(PARMIGIANI)’다.

천재라는 칭호는 아무에게나 붙여지지 않는다. 미셸 파르미지아니의 손을 거치는 순간 멈춰있던 시계의 심장이 살아나고, 여타 시계와는 다른 독특한 무브먼트가 탄생했다. 그렇게 파르미지아니는 이름을 알렸고, 현재 진정한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최고의 시계 브랜드 중 하나가 됐다.

열정의 꽃봉오리 맺은 초창기

미셸 파르미지아니는 1950년 12월2일 스위스 쿠베(Couvet)에서 태어나 뇌샤텔 칸톤(Neuchatel Canton)에 있는 골짜기인 발 드 트라베르(Val-de-Travers)에서 자랐다. 17세기부터 시계 산업이 발달했던 이곳의 환경 덕분에 그는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꿈꾸며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1970년대부터 시계 복원을 하면서, 플루뤼르(Fleurier)에 위치한 시계학교에서 3년간 공부했다. 이어 라쇼드팡(La Chaux-de-Fonds)에서 시계 제조 기술에 대한 훈련을 더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르 로클(Le Locle) 마이크로 기계공학과에서 공부하며 450년 시계 복원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을 더했다. 그는 학업을 모두 마친 후 스위스의 시계학교 교장들로부터 시계 장인으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상을 받기까지 했다. 

1975년 스위스의 시계 산업이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을 때, 미셸 파르미지아니는 당시의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으며 자신만의 회사를 차렸다. ‘파르미지아니 메슈르 에 아트 두템(PARMIGIANI MESURE ET ART DU TEMPS : 시간 예술로의 여행)’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시계 산업에 뛰어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장식미술박물관(Paris Museum of the Decorative Arts) 등과 같은 박물관들이 그의 실력을 믿고 시계를 맡기기 시작했다. 이처럼 450여년의 유구한 시계 역사가 미셸 파르미지아니의 손을 거쳤다. 그리고 1996년 산도스 재단(Sandoz Family Foundation)의 도움으로 ‘파르미지아니 플뤼르(PARMIGIANI FLEURIER)’라는 독자 브랜드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현재 파르미지아니의 사업 활동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사를 담고 있는 시계들의 복원 작업, 유명한 시계 브랜드 회사에게 공급할 무브먼트 모델 제작,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르미지아니 플뤼르만의 독자적인 컬렉션을 제작하는 것이다. 2009년까지 파르미지아니 플뤼르는 18종의 고유 무브먼트를 생산해 냈으며, 현재 남성 15개 컬렉션과 여성 9개 컬렉션을 국내에 전개하고 있다.

4. 8일 동안 파워리저브되는 칼파 XL 에도마데르 30 투르비옹 5. 파르미지아니의 본사 아틀리에 실내
4. 8일 동안 파워리저브되는 칼파 XL 에도마데르 30 투르비옹 5. 파르미지아니의 본사 아틀리에 실내
꽃 피운 파르미지아니의 시계 3종

2012년 파르미지아니는 새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0% 매뉴팩처 브랜드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가 하면, 독창성 있는 파르미지아니만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파르미지아니는 많은 컬렉션 중에서 ‘칼파 그래프(Kalpagraph)’ ‘펄싱(Pershing) 크로노그래프 005’ ‘칼파 XL 에도마데르 30 투르비옹(Kalpa XL Hebdomadaire 30’s Tourbillion)’을 대표적인 시계 3종으로 꼽고 이를 널리 알리고 있다.

‘칼파 그래프’는 파르미지아니 플뤼르에서 선보인 첫 스포츠 컬렉션으로 인체공학적인 곡선으로 착용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칼파 컬렉션에 처음으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빛을 발하도록 12각으로 만들었다. 종전 핑크골드와 스틸 케이스 2종으로 출시됐다가 2011년 네이비, 샴페인 다이얼 버전이 추가됐다. PF 자체 자동식 무브먼트인 칼리버 PF 334를 장착하고 있다.

‘펄싱 크로노그래프 005’는 이탈리아 명품 요트 전문 회사 펄싱과의 조우로 제작된 시계로, 럭셔리 레저스포츠로서의 이미지가 잘 반영됐다는 평을 받는다. 디자인은 파르미지아니의 상징과도 같은 아치형으로 부드럽게 표현했으며, 자사 무브먼트인 334 오토매틱 장착, 타키미터와 200미터 방수 기능이 내장돼 있다.

마지막으로 ‘칼파 XL 에도마데르 30 투르비옹’은 8일 동안 파워리저브되는 무브먼트를 장착한 덕분에 프랑스어로 8일을 의미하는 에도마데르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종전 일반적인 60초 투르비옹 콘셉트를 뛰어넘어 케이지를 4개로 나눠 30초 투르비옹을 완성해 낸 시계로 정확성을 더욱 높였다. 미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스켈레톤 다이얼 버전은 물론, 케이스에 바게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제품까지 제작했다.

무엇보다 파르미지아니의 시계는 착용감이 좋다. 쇼윈도에서 전시하는 파르미지아니 시계의 디자인을 보고 마음이 끌려 착용해 보는 순간 그에 반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다른 시계 브랜드들이 시계를 제작한 후 시계줄을 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파르미지아니의 시계는 착용감을 위해 브레이슬릿부터 제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의적인 무브먼트부터 미적인 아름다움에까지 영역을 넓힌 파르미지아니의 활동 반경은 무한대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