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탈모 치료를 병원 가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을까요?”

탈모 환자를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병원에 가서 치료하기엔 비용도 만만찮고, 일하다가 짬을 내 병원을 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자면, 물론 병원에 자주 가지 않고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탈모는 효과가 입증된 4가지 약물과 비타민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된다. 4가지 성분은 경구용 약인 피나스테리드(또는 두타스테리드)·식용효모(또는 비오틴),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과 트레티노인이다.


빠른 사람은 2개월이면 효과 나타나

탈모를 치료할 땐 안드로겐형 탈모인지 확산성 탈모인지 구분해야 한다. 유형에 따라 복용하는 약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안드로겐형 탈모는 유전이 원인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와 만나 결합하면 ‘DHT 호르몬’이 생성되고, DHT가 모근 파괴 물질을 분비시켜 탈모가 나타난다. 반면 확산성 탈모는 스트레스, 질환, 약물 사용, 두피의 염증 등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모근 조직에 영양 공급이 부족해져서 생긴다. 따라서 안드로겐형 탈모의 경우 DHT를 억제하는 피나스테리드를 먹어야 하고, 확산성 탈모엔 영양분을 공급하는 효모나 비오틴이 적합하다.

바르는 약물은 두 유형 모두 사용하면 된다. 트레티노인은 이틀에 한 번 두피에 살짝 묻을 정도만, 미녹시딜은 매일 충분히 바른다. 이 두 약물은 밤에 발라야 한다. 두 약물을 함께 바를 때는 먼저 트레티노인을 바르고 3~5분 정도 있다가 미녹시딜을 바르면 된다.

치료를 꾸준히 할 경우 빠르면 2개월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6개월 이내에 대부분 효과를 보기 시작한다. 효과가 없는 경우는 5% 이내다. 모낭이 없는 부위는 위의 방법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다. 모발 이식이 정답이다.

피나스테리드와 트레티노인은 전문약품으로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미녹시딜과 효모 제품, 비오틴 제제는 일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면 된다. 피나스테리드는 정력 감퇴, 피로감, 유방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미녹시딜은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고, 트레티노인은 많이 바르면 각질, 가려움이나 쓰림 증상이 있어 조금만 발라야 한다. 효모 제품은 위장장애가 있다.

탈모 환자의 70~80%는 안드로겐형 탈모로 피나스테리드 복용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부작용이 나타났을 땐 비오틴과 비타민C를 대체재로 복용할 수 있다. 비오틴은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고, 비타민C는 모근 파괴 물질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위에 열거한 약물은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됐다. 탈모 치료가 실패하는 이유는 1~2개월 만에 효과가 나오길 원하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중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는 최소 1년 이상을 기다리는 여유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똑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10명이 100m 달리기를 할 때 모두 같은 시간에 골인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어떤 사람은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만 않으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 홍성재
원광대 의대 졸업, 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