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이나 피검사를 할 때 탈모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반드시 의사에게 밝혀야 전립선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건강검진이나 피검사를 할 때 탈모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반드시 의사에게 밝혀야 전립선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환갑(還甲)이 되면 성대한 잔치를 벌였다. 환갑은 61세에 맞는 생일이다. 예전에는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으므로, 환갑만 지나도 오래 살았다고 여겨 온 집안이 모여 잔치를 열고 함께 기뻐했다. 하지만 요즘 환갑은 젊은층에 속해 노인 취급도 받지 못한다. 그만큼 건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60대가 되면 개인차는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탈모와 전립선비대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60대에는 60~70% 정도 나타나고, 70대가 되면 거의 모든 남성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그 이유는 DHT(Dihydrotestosterone)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DHT는 남성에게 중요한 세 가지 효과를 나타내는데 ① 남성 생식기를 성숙시키고 ② 전립선을 성장시키고 ③ 두피에서 모근 파괴물질을 분비시켜 탈모를 유발한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두피와 전립선에서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만들어진다. 5알파 환원효소는 각종 장기에도 있지만 특히 전립선과 두피에 많이 농축돼 있어 전립선비대와 탈모를 일으킨다. 연령이 높아지면 고환에서 생산되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줄어들지만 5알파 환원효소의 활성도가 증가해 DHT 호르몬의 양이 늘어난다. 따라서 5알파 환원효소를 감소시키면 전립선비대와 탈모를 막을 수 있다.

5알파 환원효소를 감소시키는 약물이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다. 피나스테리드는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머리카락이 나는 효과를 발견해 추가적으로 탈모치료제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5㎎은 ‘프로스카’라는 이름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사용되며, 1㎎은 ‘프로페시아’라는 이름의 탈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탈모약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면 정력 감퇴, 피로감 등 부작용이 있지만 전립선비대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탈모약이 전립선암 진단을 방해할 수 있다. 그 이유는 PSA 때문이다. PSA란 전립선 특이항원으로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므로 피검사만으로 암을 의심할 수 있다. PSA 검사가 생기고 난 뒤부터는 전혀 만져지지도 않고, MRI 같은 영상에서도 보이지 않는 1기 전립선암을 조기에 찾을 수 있게 됐다.

탈모약을 복용하게 되면 PSA 수치가 40~50% 감소한다. PSA 수치가 4ng(나노그램)/㎖ 이상이면 전립선암을 의심해 정밀 검사로 조기에 찾을 수 있지만 탈모약을 복용 중이라면 수치가 절반 가까이 낮아져 정상이라는 잘못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건강검진이나 피검사를 할 때 탈모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전립선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홍성재
원광대 의대 졸업, 의학 박사

홍성재 웅선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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