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서울 여의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만난 최희문 부회장. 사진 성형주 조선일보 기자
2013년 12월 서울 여의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만난 최희문 부회장. 사진 성형주 조선일보 기자

3년 전쯤 한 모임 자리에서 지인이 모 금융사 대표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주식 종목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메리츠종금증권을 추천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최희문 부회장’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지인은 필자에게 최 부회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인상학적으로 동의하는지 묻는 것이었다. 필자의 대답은? “어느 분야에서든 달인의 경지에 이를 사람”이었다. 과연 최 부회장은 ‘구조금융의 달인’이라고 불리며 증권업계의 롤모델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고 그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0여 년 전 사진을 보면 그의 얼굴은 지금과 확연히 다르다. 뺨에 살이 적은 네모형이다. 한 우물을 파는 반듯한 코와 각이 진 신중한 눈, 내실을 기하는 크지 않은 입…. 학자가 되면 자기 분야에서 최고봉에 오를 수 있는 얼굴이다. 그런데 그의 얼굴은 해를 거듭하며 점점 더 살이 붙어 동글동글해져 갔다. 전형적인 금융인이요 사업가의 얼굴로 변모해가는 것이다.

네모형 얼굴일 때는 길이 아닌 것 같으면 가지 않았겠지만, 둥글어진 얼굴은 바늘구멍이라도 찾아 물꼬를 터 길을 낸다. 이런 기질이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이 측면의 얼굴이다. 볼록렌즈형인 측면 얼굴은 공처럼 ‘쉬지 않고 굴러가는’ 기질을 담고 있다.

최희문 부회장은 특별히 이마가 널찍하고 잘생겼다. 주니어 사원 시절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보다 재무제표 숫자들을 더 정확히 꿰뚫었다’는 그의 수학적 머리는 둥글고 큰 두상과 발달한 이마에 있다. 양쪽 눈썹 끝부분에서 수직으로 이마뼈 라인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양옆 부분까지 잘 발달해 있다. 중1 때 이민을 가 해외에서 수학했고, 월가에서 실력과 내공을 키웠으며, 요즘도 해외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그의 ‘해외운’은 이 양옆까지 널찍하게 발달된 이마에 담겨있다.

둥근 얼굴에 웃는 눈으로 전체적으로 인상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정면에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옆으로 붙은 귀는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심지가 강한 사람이다.

눈썹이 차분히 잘 누워 대인관계가 좋고 눈썹 끝이 올라가 제때 실력을 발휘한다. 그의 눈두덩은 눈보다 두 배 이상 넓다. 매사 눈썹을 올려가며 적극적으로 매달렸기에 눈두덩이 점점 더 넓어진 것으로, 여유 있고 많이 베풀 줄 안다. 직원이 올린 수익의 절반을 성과급으로 돌려주는 파격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결단이 이 눈두덩에 있다.

눈은 눈동자가 보일락 말락할 정도로 작다. 웃지 않을 때조차도 웃는 눈으로 보이는, 인상학적으로 좋은 느낌의 눈이다. 작은 눈을 가진 사람은 표현하기보다는 생각을 깊이 한다. 사람을 만날 때도 상대 반응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한다. 어떤 것이 최선인지 늘 생각하는 이 눈 속에 꾀와 수(手)가 많다. 남들이 외면할 때 투자 ‘승부수’를 던질 줄 아는 남다른 지략 그리고 실용주의, 의전과 격식 파괴, 신속 간결한 소통방식 등 메리츠종금증권만의 신선한 기업 문화가 이 눈에서 나온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일이 있을 때는 눈을 번쩍 뜨는데, 그때 보이는 그의 눈동자는 까맣고 크다. 현실감각이 뛰어난 눈이다. 원래 긴 눈은 아닌데, 웃는 눈이 되면서 눈꼬리가 길어졌다. 더욱 멀리 보게 되었다는 의미다. 눈 밑 와잠이 볼록해 건강이 좋다. 월가 시절, 새벽 출근에 새벽 퇴근했던 직장생활을 버텨낸 체력이 여기에 있다.


탄력 넘치는 광대뼈에 명당의 기운

최 부회장의 운기가 활짝 열리는 시기는 관골(광대뼈)에 해당하는 40대 중반이다. 그가 메리츠 증권과 인연을 맺은 시기와 일치한다. 탄력이 넘치는 큰 관골은 사람들과 협업해나가며 발달한다. 풍수에서 말하는 배산임수의 명당론에서 물(水)은 길이며 시류다. 시류를 잘 읽고 따라 잡는 사람은 스스로 명당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다. 관골의 탄력은 콧방울의 탄력으로 이어져, 사람도 챙기고 일도 잘 챙기는 코로 발달시켰다.

올해 하반기에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다면 8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의 순이익과 11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되는 메리츠종금증권. 이처럼 1000억원대의 높은 수익성을 지속해 내는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다고 한다. 최 부회장의 웃는 얼굴에는 이 성장세의 기운이 함께 있다.

그런데 마냥 웃기만 했을까? 그에게도 이면의 고뇌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에 있는 두 줄 주름이 그걸 말해준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일을 해낸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얼굴에서는 흥미로운 현상이 보인다. 나이 들며 거꾸로 이마의 주름이 펴지고 있다.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넉넉한 인중에서 탄력 있는 뺨으로 연결되는 54세에 해당하는 2017년, 최 부회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돼 이 면허를 적극 활용, 단기간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지금 56세는 뺨에 해당한다. 뺨의 탄력이 좋아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회사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 부회장의 얼굴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커다란 앞니다. 앞니는 보이는 뼈다. 몸이 튼튼하고 양의 기운이 강한 사람으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다문 입을 보면 입안에 무언가 머금은 듯 두툼하다.

고전인상학에서 이런 입술은 쌀 한 가마니쯤은 한 손으로 번쩍 드는 장사라고 본다. 이가 큰 데다 입술까지 두툼해 입에 해당하는 60대 운기도 강하다. 종금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여러 우려의 눈길을 받고 있지만, 최 부회장이 건재하는 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고경영자(CEO)의 운기처럼 강하게 밀고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미소선인 법령이 뚜렷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원칙주의자다. 얼굴에서 상대적으로 턱이 약해보이지만, 인상은 생물이다. 사는 대로 변하는 것이다. 턱을 발달시키는 방법은 인재를 많이 발굴 육성해 자신의 주변에 잘 포진시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사람에서 나온다”라는 그의 평소 지론을 잘 지켜나간다면 탄력 있는 뺨의 살이 내려가 튼실한 턱을 만들어낼 것이고, 더불어 넉넉한 만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