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低)성과자 면담은 관찰자 시각에서 솔직한 의견을 내고 함께 작업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모든 면담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정한 다음 종료하고 이것을 이메일 등으로 공유한다.
저(低)성과자 면담은 관찰자 시각에서 솔직한 의견을 내고 함께 작업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모든 면담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정한 다음 종료하고 이것을 이메일 등으로 공유한다.

일터에서 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은 1 대 1 면담이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벤 호로위츠는 1 대 1 면담에 대해 ‘당면한 골칫거리, 끝내주는 아이디어, 온갖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격의 없는 미팅’이라고 칭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행해지는 팀 주간 회의는 이제 득보다 실이 더 크다. 공개된 팀 회의에서 지적당한 팀원은 기가 죽거나 반발한다. 누군가를 칭찬하면 다른 팀원들이 시기한다. 그나마 남아있던 정보공유 기능은 업무 진행 상황을 협업 툴에 실시간으로 공개하면서 빛이 바랬다. 개인 면담을 매주 30분씩 하는 것이 조직 활성화에 훨씬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면담에서는 직무 관련 조언, 역량 강화 방안, 동료와 협업 방법 등을 주로 다룬다. 저(低)성과자 면담은 다르다. 본인이 문제점을 인정해야 변화가 시작되는데 여기까지 가는 게 쉽지 않다. 심리학 용어인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는 본인의 무능을 인식할 능력조차 없어서 스스로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비난하는 자와 방어하는 자로 나뉜다면 그 면담은 아름답게 끝나지 않는다. 저성과자 문제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없다. 꾸준한 면담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든지 아니면 미안해서 떠나게 만들든지 결론을 내야 한다.

부서장이 부서원을 면담할 때는 일단 어려움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홍보 담당자 면담이라면 부실하게 쓴 보도자료를 인정해주라는 게 아니고, 보도자료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나름 애쓰며 마음고생했던 부분을 공감한다. 대화 구도는 회사 관점, 팀 관점에서 협업 모드를 항상 유지한다. “회사가 제대로 된 홍보를 해야 영업이 힘을 받는데 지금 그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기자가 잘 받아주는 보도자료 쓰는 방법, 보도 횟수와 받아준 미디어 수준 등의 객관적 평가 지표로 연결할 수 있다. “당신은 보도자료를 제대로 못 쓴다” “지난번 직장에서는 잘 쓴다는 소리 들었다” 같은 의견 충돌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저성과자 면담은 관찰자 시각에서 솔직한 의견을 내고 함께 작업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모든 면담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정한 다음 종료하고 이것을 이메일 등으로 공유한다.

십 년 이상의 경력자가 낮은 성과 수행을 보이는 경우 직무 능력보다 동기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 직장생활을 하면 월급쟁이로서 기본을 해야 한다는 가치관 정도는 지닌다. 여기에 직무 만족,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자신이 속한 조직에 소속감을 넘어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상태) 등의 사유가 생기면 더 열심히 한다. 반면,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놓이면 위축된다. 면담으로 스트레스를 파악하고 상대방이 바라는 환경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다. 많은 상급자가 본인 기준으로 상대방이 원할 만할 것을 예단하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다양한 욕구를 지니며 언제나 협상할 수 있다. 당장 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도 6개월 뒤로 시간을 정하면 방법이 보인다.

경력이 짧은 직원이 낮은 수행을 보일 때는 직무 동기보다 필요한 능력을 갖췄는지와 업무 지시를 정확히 이해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이전에 직장 경험이 있더라도 용어와 업무수행 방식이 다르고 신입이라면 모른다고 가정해야 한다. 전체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과업 수행은 시행착오가 당연하다. 익숙하지 않은 컴퓨터 환경은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 게으르다거나 물어보지 않고 멋대로 한다는 비난은 무례할 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서원과 갈등으로 고민하는 부서장은 부서원과 솔직한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젊은 직원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권한이 부서장에게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 한다. 본인의 상황과 생각을 솔직히 밝히는 게 좋다. 또한, 직원의 불만에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의견을 인정받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반드시 관철하려는 것은 아니다. 낮은 직급자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받을 권리가 있으니 잘 들어주어야 한다.

대표와 부서장의 면담은 부서의 방향과 속도가 적당한지 파악하고 부족한 자원을 지원받는 시간이다. 부서장에게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동기부여 방법을 함께 찾아보고, 별 효과가 없으면 휴식을 권한다. 에너지가 고갈된 부서장은 특별 휴가가 필요하다.

실무자는 면담을 통해 개선되는 일이 많지만, 부서장급과 면담은 상황의 개선보다는 다친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시간이 일반적이다. 본인의 부서가 회사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면 부서장은 자진해서 내려와야 맞다. 스타트업에서 회사와 직원의 성장 속도는 일치하지 않는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 부서장급은 외부 영입이 기본이고, 초기 멤버는 직원의 신뢰를 받는 팀장직이 적당하다.


때론 면담을 통해 전직 권고해야

회사에서 내보내야 하는 직원은 사실 저성과자보다는 팀워크를 망치는 이들이다. 대개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내기 때문에 저성과자라 할 수는 없지만, 무례하거나 논쟁을 즐기고 때로는 냉소적이다. 자발적으로 업무를 맡는 경우가 없고, 다른 부서와 협업 업무라면 당연히 떠넘긴다. 다른 부서 또는 동료를 비난하고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으며 겉으로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이들을 빨리 내보내지 않으면 회사 발전에 가장 필요한, 총명하고 유능한 젊은이들이 회사를 떠난다. 내보내는 방법은 금요일 오후에 직속 상사가 다음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점을 받을 가능성이 없으니 미리 시간을 갖고 전직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 방법이 효과가 없다면 인사부서장이 평판 조회 시 나쁜 의견을 받는다면 이직이 쉽겠냐는 현실적 조언을 한다. 마지막은 임원급에서 ‘당신은 좋은 자질을 갖춘 사람이지만 이 회사에는 당신의 미래가 없다’라는 점을 전한다.

저성과자와 면담과 개선 작업을 통해 좋은 결과만 얻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지원을 해줘도 일정 기간 내에 개선되지 않으면 해당 업무 또는 업종을 바꿔보는 편이 서로에게 나을 때도 있다. X세대(40대)에게는 조직 구성원으로서 책임이나 의무를, 밀레니얼 세대(20~30대)에게는 잘 맞지 않는 일을 수행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그로 인해 희생되는 삶의 질을 상기시켜 판단을 돕는다.

사람은 변하기도 하고 안 변하기도 한다. 불편한 게 없다면 변하지 않으려는 관성이 누구에게나 있다. 변해야 할 이유를 깨닫고, 방법도 알고, 시도했을 때 부정적 경험이 적다면 약간 변한다. 정확히 말하면 본질은 그대로일지라도 환경에 맞춰 태도가 바뀌는 것이다. 저성과자 면담은 태도를 바꾸는 작업이다. 무엇이든 뒤늦게 고치는 것은 어렵다. 미국 직업상담 학계의 권위자인 크롬볼츠의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에서는 한 개인의 회사관이 형성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이를 첫 직장의 ‘사수’라고 말한다. 신입이 들어왔을 때 아무나 덜 바쁜 친구에게 배당해서는 절대 안 되는 까닭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