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료실에 온 중년의 남성은 자주 피로를 느낀다며 보약을 처방받고 싶다고 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니 체지방, 복부지방, 비만도는 정상이었지만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지방간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상간에는 지방이 3~5%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5% 이상으로 증가됐을 때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을 가진 대부분의 환자들은 지속적인 과음,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을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또 자각증상이 없어서 정기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다른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 병원에 방문했다가 진단을 받기도 한다.

특히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의 약 90%에서 지방간이 관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 성인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2008년 9.5ℓ를 기록한 이후 점차 줄어서 2013년 8.7ℓ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9.1ℓ를 기록했다. 2015년 OECD 평균 알코올 소비량인 9ℓ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함께 지방간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의 비알코올 지방간 유병률(有病率·특정 기간 내에 존재하는 환자의 비율)은 2008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비알코올 지방간 급격히 늘어

예전에는 음주로 인한 알코올 지방간이 훨씬 많았지만, 최근에는 비알코올 지방간이 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이 최근 들어 많이 증가한 것은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당뇨, 고지혈증의 증가가 지방간 발병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양인에 비해서 육식을 적게 하지만 지방간의 유병률이 비슷한 정도로 높아지는 것은 과도한 탄수화물의 섭취와도 관련이 있다.

지방간은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에서부터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식욕이 저하되거나 혹은 복부 오른쪽 위에 불쾌감이 있기도 하는 등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일부 간기능 수치가 정상범위를 벗어난 지방간염 환자는 염증상태가 오래 지속돼 간경변증이나 간부전 등의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지방간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술로 인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충분한 기간 금주하는 것이 기본이다. 술은 대사되는 과정에서 지방산이 생성돼 간에 축적된다. 비만이 동반된 경우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통해서 5~10% 정도의 체중감량이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뿐 아니라 탄수화물의 섭취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보다는 카레, 콩나물국, 북어국, 해조류, 녹차 등 담백하면서도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을 더 챙겨 먹는 것도 좋다.

또 식이요법과 함께 일주일에 2회 이상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주고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을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다. 체지방의 양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주는 운동은 간접적으로 간의 지방 함유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 김영철
경희대 한의대 졸업,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간장조혈내과 과장

김영철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교수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