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는 신체에 여러 나쁜 영향을 준다. 그중 하나는 혈압을 높인다는 점이다. 미국 고혈압 합동위원회는 고혈압의 원인으로 수면무호흡증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성 신장질환이나 신장혈관성 고혈압, 갈색세포종 등 고혈압의 원인보다 더 큰 원인으로 수면무호흡증을 지목했다.

수면장애가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코를 골게 되면 수면 중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고 교감신경이 흥분돼 뇌파각성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몸에서 수면장애 현상이 일어나면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하는데, 이 호르몬은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결국 코골이가 혈압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만약 약물을 복용했는데도 불구하고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 저절로 좋아지지 않아

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다. 그냥 놔둔다고 개선되지 않는다. 약을 먹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심한 코골이를 하는 경우 또는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빠른 검사와 치료가 중요하다.

미국수면학회에서 수면무호흡증에 첫 번째로 사용하는 치료 방법은 양압기 치료다. 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라고 하는 이 방법은 기도에 지속적으로 일정한 압력의 바람을 넣어주는 것이다. 기도 공간이 좁아져도 막힌 부분을 뚫어줄 수 있도록 기계가 만든 바람을 넣어주는 원리다. 수면무호흡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외과적인 수술보다 양압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구강 내에 강제적으로 바람을 밀어 넣기 때문에 거의 100%에 가깝게 상태가 호전된다.

양압기는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거나, 1~2주쯤 적응 기간이 필요해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7년 이상 장기 사용 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갖고 있는 심혈관 위험도가 정상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수면무호흡증 치료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기기다.

다른 수면장애인 불면증은 건강한 사람의 심장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잠을 잘 자는 사람은 수면 중 혈압이 낮아져 심장이 안정을 유지한다. 반면 불면증 환자는 밤중에 혈압이 높아져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을 유발하고 심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 잠을 깊게 못 자는 사람들은 고혈압 발병 가능성이 80%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잠을 잘 자야 한다.

혈압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수면 시간이 중요하다. 하루 5시간 미만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은 그러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약 1.5배 높다.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경우 역시 고혈압 발병률이 20% 이상으로 나타났다.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 평균 6~8시간의 수면이 바람직하다. 주중과 주말에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 주말에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은 생체 리듬을 흔들리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한국수면학회 이사,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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