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CEO인 A씨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과 연관된 간 건강은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A씨는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이 왜 지방간에 걸렸는지 의문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전 세계적으로 약 4명 중 1명에서 관찰되는 흔한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0명 중 1명 될까 말까 한 저조한 유병률을 보였으나 2010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약 16~33% 정도로 보고됐다. 비만한 사람의 경우 그 유병률은 더욱 높아 비만인의 58~74%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앓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유병률은 60~76%,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50% 내외로,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추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그렇다 보니 질환을 가볍게 생각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초기에는 단순 지방간이었지만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면 과도한 지방 축적으로 간염이 발생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또 심혈관계 질환 등의 발생에도 직접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졌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초기에 지방간을 발견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 지방간은 생활습관 고치면 회복
치료의 첫걸음은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을 ‘습담(濕痰)의 대사장애’로 본다. 영양분을 제공해주고 노폐물 배설을 도와주는 진액이 잘못된 식습관, 무분별한 약물 복용, 대사증후군에 의해 습담으로 변한다.
습담은 몸에 쌓이는 독소로, 인체에 해로워 체외로 배출돼야 하지만 대사장애로 간에 쌓여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 무기력, 소화불량, 불쾌감 등이다. 무기력함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체중 감량과 식이 조절 그리고 꾸준한 운동이다. 단순 지방간은 대부분 생활습관을 고치면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식이 조절 등 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한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다면 한약과 침 등 한방 치료로 접근한다.
우선, 전문의와 상담으로 체질에 맞는 치료법을 선정해야 한다. 최근 지방간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연구에서 사철쑥을 건조한 인진호(茵蔯蒿) 등의 한약물이 지방 축적 억제작용, 항산화 및 항염증 효능이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밖에도 귀에 침 자극을 줘 식욕을 억제하는 이침요법,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체지방 감소를 돕는 전침 치료, 지방대사 촉진을 위한 기공요법 등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다.
▒ 장은경
경희대 한의과대, 경희의료원 동서의학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