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A씨는 입에서 불쾌한 금속 맛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혀가 화끈거리고 아프기까지 해 매운 음식은 엄두도 못 낸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특히 혀의 끝 부위와 가장자리의 통증이 더욱 심하다고 했다. 근처 병원을 찾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치과 치료를 받아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상태를 살펴보니, 혀의 표면이 반질거리고 앞부분은 갈라짐이 심했다. A씨는 구강작열감 증후군으로 진단됐다. 구강작열감 증후군은 맛이나 감각을 전달하는 말초신경의 변성, 침 분비 감소, 과도한 스트레스 및 여성 호르몬 변화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주로 폐경기에 접어드는 40~60대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구강작열감 증후군이 발생하면 주로 입술이나 입천장이 화끈거리고 아린 증상이 나타난다. 쇠 맛이나 매운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형태적으로 혀 표면이 갈라지거나 혀 표면에 지도처럼 군데군데 무늬가 생기지만, 이러한 변화가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심하면 통증으로 잠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스트레스가 동반되고, 불안이나 우울 등의 심리적인 불안정 상태가 이어지게 된다.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으면, 우선 입안 염증이나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또 침 분비가 원활한지, 당뇨나 갑상선 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디지털 설진기를 통해 혀를 관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디지털 설진기는 혀를 촬영해 병의 정도를 평가하는 진단 기기다. 디지털 설진기를 통해 혀 영상을 분석하면 보다 정확하게 혀의 색깔과 설태의 분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구강작열감 증후군 환자는 정상(33%)보다 훨씬 적은 4% 정도의 설태 분포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구강작열감은 통증뿐 아니라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시기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구강작열감은 몸을 윤택하게 유지해주는 성분이 부족하거나 열(熱) 대사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혀를 비롯한 구강 내 미세 순환을 촉진해주기 위한 구강 침요법과 전신적으로 부족해진 음액을 보충하는 한약 치료를 시행한다.

정체된 기운을 풀어주기 위해 대영·협거·예풍 등의 혈자리를 활용하고, 심신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귀비탕·청심연자탕 등의 한약을 복용한다. 치료는 6주간 침 치료와 한약 복용을 기본으로 해 병의 경과를 살펴 예후를 판단하게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속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평소 호흡법과 기공 등을 통해 정신적인 과민 상태를 줄이고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녹황색 채소나 과일 섭취량을 늘리는 등 식이조절을 해야 한다.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며, 구기자차와 같이 몸의 음액을 보충해주는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 김진성
대한한의학회 정회원, 대한한방내과학회 정회원, 대한암한의학회 정회원

김진성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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