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일정 기간이 지났는데도 주관적 장애를 호소하거나 골절 외상 등 치료 이후에도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 같은 증상이 계속되는 것을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한다.
교통사고 후 일정 기간이 지났는데도 주관적 장애를 호소하거나 골절 외상 등 치료 이후에도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 같은 증상이 계속되는 것을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한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보통 응급실이나 병원에서 X-ray나 CT·MRI 검사를 받는다. 골절이나 심한 디스크 손상을 제외하면 대부분 물리치료와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다린다. 교통사고 후에는 좌상, 염좌, 골절, 탈구, 디스크 탈출, 척수 손상 등 다양한 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병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좌상이나 염좌는 X-ray나 MRI 검사를 통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은 일반적인 타박상과 다르다. 충격이 차량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된다. 갑작스러운 머리의 움직임으로 목이 다치는 경우를 ‘편타성 손상’이라고 부른다. ‘편타’는 채찍질을 의미한다. 머리가 심하게 뒤로 젖혀졌다 다시 앞으로 굽혀지는 모양이 채찍질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편타로 목 앞뒤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거나 파열되면 관절과 디스크에 손상을 준다.

사고 직후에는 목 관절이나 주변 인대, 디스크의 미세손상(micro-injury)이 생겨 여러 증상이 발생하고 잘 낫지 않는데 이는 한방에서 말하는 ‘어혈’의 개념과 유사하다. 어혈이란 외부 충격으로 연부조직이 손상되고 혈액이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상실해 제대로 순환되지 않고 경맥에 머무르는 것을 말한다.

어혈이 생기면 손상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긴다. 이러한 통증은 밤에 특히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오랜 시간 방치하면 어혈이 생긴 부위뿐만 아니라 온몸의 기혈 흐름을 막아 결국 다른 부위에 까지도 해를 끼친다. 일반적으로 급성통증은 3개월 이상 방치될 경우 만성통증으로 변해 손상 부위뿐 아니라 전신에 통증이 생긴다. 손상 부위 외에서 통증을 느껴 꾀병이라 오해받기 쉽다.


교통사고 초기 한방 치료도 필요

이처럼 교통사고 후 일정 기간이 지났는데도 주관적 장애를 호소하거나 골절 외상 등 치료 이후에도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 같은 증상이 계속되는 것을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한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생기면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 증상이 1년 이상 지속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2013년 호주에서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사고 직후 심한 목 통증이나 두통, 목 움직임 제한, 심리적 과민반응, 나이(35세 이상)가 1년 후 교통사고 후유증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특성을 가진 환자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다각도의 치료를 할 것을 권고한다.

단순히 근육과 인대만 치료해서는 잘 낫지 않는다. 어혈을 개선하는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한방에서는 교통사고 초기에 한약이나 약침 요법을 통해 어혈을 치료한다. 전기침, 부항요법, 한방물리요법 등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삐끗한 인대 주위의 통증을 줄인다. 추나요법은 척추 관절 마디마디를 부드럽게 밀고 당겨 틀어진 뼈와 근육을 정상적인 위치로 교정한다. 뜸 치료는 사고로 긴장된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발전했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다양한 증상 해결을 위해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이승훈
국제통증연구협회 정회원, 한방척추관절학회 정회원, 대한한의학회 홍보이사,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자문위원

이승훈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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