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는 우리 몸에 있는 면역 체계가 특정한 원인, 즉 항원에 반응해 나타나는 과민반응이다. 증상은 소화기, 피부, 호흡기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개 연령에 따라 차례대로 발현하는 경우가 많아 ‘알레르기 행진(allergy march)’이라고도 부른다. 부모에게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녀도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비염, 결막염, 피부 질환 등이 있다.
병원에서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인 ‘알레르겐’을 피부에 소량 주입해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거나 피를 뽑아 혈액 속에 항원을 넣어 반응을 살펴보는 혈액검사로 알레르기 항체를 검사한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원인 물질을 회피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 외출을 자제하고 집 안 환기를 자주하며 실내습도는 5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항원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켜 주로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축농증이나 중이염, 인두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천식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을 단순히 코의 문제로 보지 않고 폐를 중심으로 기관지 등 호흡기와 위장관 기능이 떨어져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한다. 이에 환자의 증상에 따라 소청룡탕과 통규탕, 보중익기탕, 방풍통성산 등의 한약 및 침 치료를 시행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눈에 접촉해 결막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가려움, 충혈, 화끈거림을 동반한 통증, 눈부심, 눈물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염증 질환이다. 노란 눈곱보다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분비물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또한 황사가 기승을 부릴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되도록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결막염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적 치료로는 소풍산과 청비음, 청폐탕, 지백지황탕 등의 한약을 환자의 증상에 따라 처방하고 침 치료를 병행한다.
알레르기 피부 질환은 특정 항원에 의한 피부 과민반응으로 가벼운 가려움증부터 발진과 부종, 홍반, 진물이 나는 습진성 병변 등 다양한 피부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피부 과민반응은 아토피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 종류와 증상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샤워하거나 선탠을 자제하고 편안하고 넉넉한 옷을 착용해 피부와 마찰을 줄인다. 손톱을 짧게 잘라 피부가 긁혀 피진(皮疹)이 발생하는 것에 주의하고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피부 질환을 급성기와 아급성기, 만성기로 구분해 치료한다. 급성기에는 초감탕과 황련해독탕, 청열제습탕 등을, 아급성기에는 평위산과 생간건비탕을 주로 사용한다. 만성기에는 인삼양영탕과 당귀음자, 생혈윤부음 등을 쓴다. 이때 한약 성분이 포함된 연고제를 병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침 치료를 시행한다.
▒ 김규석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장, 경희대학교 국제한의학교육원 교학부장,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대한통합한의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