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강한 가려움을 동반한 홍반(붉은 반점)과 피부 발진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아토피 피부염은 강한 가려움을 동반한 홍반(붉은 반점)과 피부 발진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김규선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장 현 경희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현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김규선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장
현 경희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현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밤새 가려워 잠을 설치고 진물과 색소 침착으로 외출이 꺼려진다.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이야기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 재발성의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소양증(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 특징적인 습진을 동반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여러 가지 환경 요인에 노출되면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발생한다. 대부분 30대 이후에 호전되지만, 최근에는 성인기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중증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항체단백질인 IgE의 과민반응, 피부 구성 단백질인 필라그린 합성저하 등의 유전적 소인과 피부장벽 기능 약화, 면역 체계의 이상, 환경 요인 등이 상호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 요인으로는 환경 공해, 식품첨가물 사용의 증가, 서구식 주거 형태로 인한 카펫·침대·소파의 사용 및 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증가 등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강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홍반(붉은 반점)과 피부 발진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병변 형태에 따라 △급성기 △아급성기 △만성기로 구분한다. 급성기는 광범위한 홍반, 진물을 동반하는 발진이 특징이고, 아급성기는 급성기에 비해 진물은 덜하나 붉은 발진과 각질이 나타난다. 만성기는 병변의 피부가 두껍게 보이는 태선화 피부와 색소 침착이 두드러진다. 원형탈모증, 백반증 등의 피부 질환과 세균, 바이러스, 진균에 의한 2차 감염으로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경우 피부장벽 기능의 악화를 막고 회복을 돕기 위해 세정, 보습 관리 위주의 치료를 한다. 홍반, 발진 등 피부 염증이 진행된 경우는 증상의 범위, 경중을 고려하여 항염, 항소양, 면역 억제 효과가 있는 다양한 치료제를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 치료제들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 미세혈액 순환을 저하시키고 면역 세포의 정상적인 방어 기능을 방해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 피부 증상을 관리하는 표치(標治)와 피부 증상과 연관된 전신대사를 조절하는 본치(本治)를 시행한다. 표치를 통해 피부 염증을 관리하여 심한 가려움, 홍반, 발진, 진물을 우선 치료한다. 피부 증상이 완화되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소화기, 혈액순환, 자율신경균형 등 피부 증상에 영향을 주는 전신대사 문제를 치료하는 본치를 고려한다. 한약 복용이 힘든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침 치료를 이용하여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 요인 외 피부장벽 기능 약화, 환경 요인, 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맞는 세정제, 보습제를 사용하고 생활 속 적절한 온습도 조절을 통해 악화 인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만성화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일수록 대증적 피부 증상 관리뿐 아니라 염증 회복을 위한 기혈 공급과 피부 혈액순환의 정상화가 중요하다. 피부 전문 한방 의료진의 치료를 통해 아토피 피부염을 극복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