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수청산이 금산은산(綠水青山就是金山銀山)’인 것만이 아니고 빙천설지(冰天雪地)도 금산은산이다. 빙천설지는 겨울 경제의 발전을 가지고 온다. 운동선수가 금메달 몇 개를 따는가가 목적이 아니다. 그들이 이뤄낸 성과가 가져오는 동력과 활력에 더 주목한다. 동계 올림픽은 중국인 3억 명을 겨울 운동에 참여하게 한다. 겨울 운동이 보급되는 건 스포츠 강국으로 가는 하나의 발전이다.”
2022년 1월 25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토머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처럼 말했다. 녹수청산은 금수강산과 좋은 환경을 지칭하고, 금산은산은 경제 발전을 의미한다. 금산과 은산, 산 두 개가 있다고 해 이 구호를 ‘양산론’이라고도 한다. 금산은산도, 녹수청산도 필요하다는 원래 구호는 경제 발전을 추진하되 환경 보호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환경 보호보다 경제 발전을 더 우선시하는 뉘앙스였다면, 시 주석은 녹수청산을 앞장세워 환경이 곧 생산력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시 주석이 맑은 물과 푸른 산에 더해서 빙천설지도 금산은산이라고 한 것은 겨울 운동의 중흥을 다짐하는 말이다. 빙천설지는 ‘차가운 하늘’과 ‘눈 덮인 대지’라는 말로, 겨울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개혁·개방 정책 30주년이 되던 해인 2008년 베이징에서 개최한 하계 올림픽을 통해 중국은 국민에게 여가로서의 체육 활동 가치에 관한 인식을 제고했다. 나아가 관련 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한 계기를 만들었다.
동계 올림픽 개최도 겨울 운동 보급과 연관 산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중국은 기대한다. 다만 겨울 운동은 이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춥고 강설량이 확보되는 지역으로 한정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 얼음과 인공 눈으로 인위적인 겨울 운동을 보급한다면 역으로 환경 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녹수청산이 금산은산이라는 말은 단순히 환경 보호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2017년부터 시 주석이 이 양산론을 역설했던 저장성 안지(安吉)현과 13개 지역을 필두로 요건에 부합하는 지방 도시들을 ‘녹수청산이 금산은산이라는 실천혁신기지’로 선정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나아가 2019년 중국 생태환경부는 국가생태문명건설시범시현건설지표(國家生態文明建設示範市縣建設指標), 국가생태문명건설시범시현관리규정(國家生態文明建設示範市縣管理規程)과 녹수청산 금산은산 실천혁신기지건설관리규정(시험실시)(綠水青山就是金山銀山實踐創新基地建設管理規程(試行))을 통해 지방 도시가 갖춰야 할 환경 표준을 상세히 규정했다.
중국이 강조하는 녹수청산은 기업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제조 과정에서 환경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은 그 소재지의 지방 정부로부터 공장을 도시 외곽이나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라는 압박을 받는 경우도 있다. 지방 정부와 잘 합의해 적절한 보상을 받고 공장을 이전하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의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꼽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환경 보호 정책 강화다. 하지만 탄소 배출 저감으로 대표되는 국가와 기업에 대한 환경 보호 의무 강화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맞닥뜨리는 문제가 과연 중국만의 문제인지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