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56세에 별세한  영화배우 강수연. 사진 연합뉴스
향년 56세에 별세한 영화배우 강수연. 사진 연합뉴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영화계의 큰 별이 떨어졌다. 56세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고(故) 강수연씨다. 드라마 ‘고교생 일기’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에서 상큼한 매력을 뽐낸 그는 198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월드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대배우를 갑자기 쓰러뜨려 많은 이에게 슬픔과 충격을 안긴 질병은 ‘뇌출혈’이다. 뇌출혈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벽이 약해져서 끝내 터져 출혈을 일으켜 신경학적 장애와 사망에 이르게 하는 뇌혈관 질환이다.

뇌출혈은 혈관 장애 때문에 일어나는 자발성 출혈과 외상성 출혈로 나눌 수 있다. 자발성 출혈은 흔히 △뇌실질 안에서 비교적 작은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경우와 △뇌 표면 지주막과 뇌 사이 지주막하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뇌출혈의 4분의 3은 고혈압으로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져서 생긴다. 고혈압으로 동맥경화가 생긴 혈관에 어느 순간 흥분, 과로, 급격한 온도 변화 등 정신적 및 신체적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혈관이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것이다. 

지주막하 출혈 원인 중 하나는 혈관이 얇아져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는 ‘뇌동맥류’다. 출혈이 생기면 사망률은 25~ 50% 정도로 매우 높으며, 생존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절반은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을 가지게 된다. 그 외에도 조금씩 출혈이 반복되는 뇌동정맥 기형이나 소아나 성인 초기 중뇌 동맥이 막혀서 대신 발달한 모세혈관에서 반복적으로 출혈이 나타나는 모야모야병 등도 뇌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 질환으로 혈소판이 감소하거나, 종양이 뇌로 전이되는 경우도 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성 뇌출혈의 경우, 처음부터 갑자기 쓰러져서 정신을 잃거나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호소하며 구토하면서 몸의 한쪽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않고 의식이 점차 나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환자는 정신을 잃으면 꼬집거나 때리는 자극에도 반응이 없고, 호흡이 거칠고 몰아 쉬는 양상을 보인다. 뇌출혈에도 불구하고 의식 상태가 좋으면 출혈 범위가 작은 것으로 예후가 좋다. 부위에 따라서는 손발에 힘이 없고 말이 어눌해지며 입이 돌아가는 등 허혈성 뇌 질환과 구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지주막하 출혈인 경우 두통, 어지럼증, 일시적 반신 마비, 언어·시야 장애 등 전조 증상이 있기도 하지만, 대개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머리가 터질 듯한 심한 두통이 생긴 후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두통, 경부 강직, 구토 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강수연씨의 경우도 증상이 빨리 진행된 것으로 보아 지주막하 출혈일 가능성이 크다.

뇌출혈의 경우 진단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한다. 예방적으로 CT 혈관조영술이나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로 혈관의 협착, 동맥류, 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을 진단할 수 있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의식이 불분명하거나 사지 마비, 감각 이상, 언어장애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반드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뇌출혈은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이 어렵거나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 혈압을 자주 측정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이 약물을 거부하거나 제때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국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나 25㎜ 이상의 거대 동맥류를 가진 환자는 동맥류 경부 결찰술이나 혈관을 통해 코일색전술을 시행해야 한다. 동맥류 경부 결찰술은 두개골을 열고 동맥류를 클립으로 잡아야 하는 큰 수술로 위험 부담이 있지만, 성공하면 재발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코일색전술의 경우, 환자가 조금 더 편하지만 재발률이 수술에 비해 높고, 장기간 추적 검사와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 후 가장 적합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김범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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