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 공급 과잉,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하강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 조선일보 DB
2018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 공급 과잉,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하강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 조선일보 DB

올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3만73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줄었다. 6월만 놓고 보면 10.7% 감소해 그 심각성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그동안 꾸준히 오르던 주택 매매 가격도 뚝 그쳤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100)으로 한 전국 매매가격지수가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100.6에 머무르고 있다. 각 업종 종사자들의 체감 심리를 대변하는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부동산 업황 전망은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70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0보다 낮으면 업황이 앞으로 더욱 악화된다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 시장의 이 같은 약세 흐름은 올해 하반기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최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주택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주택 경기가 빠르게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고, 속도 역시 가파르다”며 “2019년까지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장기적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국감정원 역시 ‘2018년 상반기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주택 시장은 하향 안정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건산연과 한국감정원은 하반기 주택 시장 매매 가격이 각각 0.5%, 0.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을 순 있겠지만,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두고 있는 예비 수요자들은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주택 매매가의 하방 흐름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인 만큼 한동안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매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하방 요인 1│금리 인상

한동안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보는 건산연과 한국감정원의 공통적 근거의 첫 번째는 ‘금리 인상’이다. 지난 6월 미국 기준금리가 1.75~2.0%로 인상됨에 따라 한국(1.50%)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0.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 차이는 하반기에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하반기 추가 인상을 앞둔 만큼 연말에는 2.25~2.50%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고용 부진, 글로벌 무역 분쟁 등 어려운 국내외 경제 여건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 기준금리가 멈춰 있다 해도, 시장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를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잔액 기준으로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6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1.85%, 신규 취급액 기준 1.84%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은 코픽스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결정한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과거 2개월 금리를 누적해 따지고,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직전 월만 대상으로 삼는다. 잔액 기준 코픽스가 상대적으로 긴 시간 금리를 반영하는 만큼 변동성이 적어 금리 상승기에는 잔액 기준 코픽스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5%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최고 0.5%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정도 추가 상승해 평균 4%를 상회할 경우, 시장의 체감 위축 강도는 세질 수밖에 없다”며 “종전에 대출금리 자체가 2% 후반에서 3%대로 변할 때는 민감도가 낮았지만, 4%대는 심리적 부담이 커져 구매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방 요인 2│공급 과잉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주택 매매 수요가 한풀 꺾인 가운데 넘쳐나는 공급도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를 포함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51만2666가구에 달한다. 2000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5년(51만8758가구)과 비슷하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연평균 27만 가구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20만 가구 이상 많이 공급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7만8630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5만6997가구), 인천(4만1115가구), 부산(4만886가구), 대구(2만5945가구)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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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과 한국감정원은 공급 과잉에 따른 지방의 미분양 주택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서울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만, 지방은 현재 빈집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여기서 또 주택이 공급되면 가격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 이지연 한국감정원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일부 및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며 “다만 공급에 비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서울과 (그렇지 않은) 지방은 차별적 양상을 보이며 움직일 것으로 예상돼, 지역별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 현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7월 31일 발표한 ‘제23차 미분양관리지역’ 22곳 중에서 수도권은 4곳에 불과하고, 지방은 18곳에 달한다. HUG는 미분양 주택이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에서 최근 미분양 주택이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미분양 해소 기미가 저조한 곳 또는 미분양이 우려되는 곳 등을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선정해 주택 분양 현황을 관리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지방에 있는 주택을 사도 가격이 오르지 않아 그 수요가 서울로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의 가장 큰 부작용은 중산층마저 서울 바깥으로 쫓겨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서울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계속 오르다 보면 중산층이 서울 집값을 버텨낼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방 요인 3│정부의 부동산 시장 옥죄기

건산연과 한국감정원이 공통적으로 꼽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 마지막 하방 요인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대출 규제, 청약제도 개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 등을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또 서울 집값이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부활시켰고, 최근에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강화 내용을 담은 보유세 개편안까지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부동산 소비자들의 심리는 날이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110까지 올랐던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가 3월(106)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4월 100.2, 5월 99, 6월 96.3까지 내려앉았다. 이 지수가 95 이상 100 미만일 경우 약보합 국면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하반기 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정부가 추가적인 규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번 보유세 개편안을 마련한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하반기 논의 과제로 ‘재산세’를 꼽았다. 종부세는 주택 기준 공시가격 6억원 이상(1주택자는 9억원 이상)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 재산세는 집을 보유한 모든 이들이 내야 한다. 재산세율 인상이 가져올 조세 저항이 종부세보다 큰 만큼, ‘선(先) 종부세, 후(後)재산세 개편’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투자자 및 실수요자의 매수 심리가 위축돼 당분간 주택 구입을 보류하거나 시기를 조정할 여지가 있어 하반기 주택 거래량은 전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추가 발표될 정책 규제 강도에 따라 거래 시장은 다소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보유세 강화 논의가 이뤄지는 하반기에 고가 주택의 거래 동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고가 주거용 부동산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인기 지역은 투자 나서야”

그렇다면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들 또는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무조건 부동산 시장이 풀리기만을 기다려야 할까. 전문가들은 “그건 아니다”라며 “지역별 편차가 있는 만큼 잘 따져본다면 지금 투자해야 할 곳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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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서울에 있는 집을 팔아야 하는 이들에게는 올해 하반기가 마지막 적기일 것이고, 집을 사야 하는 이들은 지금보다는 내년이나 그 후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며 “올해 공급 물량이 실제 매매가에 영향을 주는 시기는 내년부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인기 지역이나 호재가 있는 지역의 경우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내년에도 가격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잘 따져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경기가 나쁠 때일수록 내 집 마련하기엔 호기라는 말이 있다”며 “모든 지역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잘 선별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데, 최근 서울시의 경우 도시재생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도시재생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지방은 전반적으로 올해까지는 회복이 어렵겠지만, 그중에서도 대구광역시와 전남 등은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 상황에 따라 선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lus point

6억원 초과 아파트, 13년 전보다 5배 늘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의 ‘한남더힐’. 사진 조선일보 DB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의 ‘한남더힐’. 사진 조선일보 DB

정부가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늘리는 방향으로 보유세를 개편한 가운데,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2005년과 비교하면 서울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지역에 국한됐던 고가 아파트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즉 종부세를 내야 하는 대상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종부세가 과세표준 6억원 이상부터 적용되는 점을 고려해 부동산114는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현황을 조사했다. 2005년 종부세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서울 내 6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전체 118만7792가구 중 6만6841가구로 5.63%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6월 기준 서울 내 고가 아파트는 32만460가구로, 전체 159만9732가구 중 20.03%에 달했다. 2005년 대비 4.7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9억원 초과 아파트는 같은 기간 2만9447가구에서 16만5324가구로 5.6배 늘었다.

고가 아파트가 증가한 만큼 ‘부촌’ 지역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05년에는 서울에서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4개구만 호당 평균가격이 6억원을 초과했었다. 그러나 현재 기존 4개구의 호당 평균가격은 10억원을 넘어 20억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강남구의 호당 평균가격은 16억원을 돌파했다. 게다가 2005년까지만 해도 3억~4억원대에 불과했던 성동구(8억4435만원)·광진구(8억1500만원)·마포구(7억6938만원) 등 9개구도 6억원을 초과했다. 경기도 과천(10억6345만원)과 성남(6억9533만원)도 6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정부는 과세표준 6억원 초과분에 대해 종부세 세율을 구간별로 0.1~0.5%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0.3%포인트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세율 인상만 고려하면 절대적 인상액 자체는 크지 않다. 문제는 종부세 산정에 반영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세금을 부과하는 대상 금액을 정할 때 주택 공시가격을 얼마나 반영할지 정해 놓은 비율)이다. 정부가 이 비율을 현행 80%에서 매년 5%포인트씩 올려 90%까지 인상키로 함에 따라,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질 경우 3주택 이상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2주택 이하 고가 주택 소유자도 장기 보유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plus point

“지방이라고 다 같지 않다” 대구·광주·세종은 강세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의 아파트. 사진 조선일보 DB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의 아파트. 사진 조선일보 DB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방 모든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죽어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은 거래량도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대구광역시·광주광역시·세종특별시가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1~6월 누적 거래량은 2만468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늘었다. 5개 광역시의 거래량이 평균 7.5% 감소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광주는 9.1% 증가했고, 세종은 2.5% 늘었다. 

가격도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에 따르면, 대구는 올해 1월 97.8에서 6월 98.8로 증가했다.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2013년 3월 주택 매매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시점보다 가격이 오른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하락한 것이다. 대구는 아직 100에 못 미치지만 회복중이다. 광주와 세종은 각각 101.3에서 102.4로, 102.5에서 103.1로 올랐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주는 지방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분양 물량이 적었고 대구와 세종도 물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까지 상대적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세종은 분양가 통제가 이뤄지고 있어 신규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1000만원 안팎으로 책정돼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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