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지수씨는 최근 일곱살 아들 지우와 마트 장난감 코너에 갔다가 장난감을 골라내는 아이의 안목에 ‘혹시 천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어른의 눈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이는 평범한 자동차 장난감이었는데, 지우는 그 자리에서 작동 방식과 이를 이용한 놀이 방법을 박씨에게 설명했다.

의문은 의외의 곳에서 풀렸다. 아이가 좋아하는 유튜브 장난감 채널 ‘라이언의 토이 리뷰(Ryan ToysReview)’에서 주인공이 소개한 제품이었던 것이다. 지우와 동갑인 미국 어린이 라이언은 이 채널에서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장난감을 갖고 나와 포장 제거부터 시작해 여러 방법으로 놀이를 진행하며 제품을 소개한다.

이미 유·아동과 장난감 업계에서 라이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라이언의 채널은 한달 누적 조회수 10억뷰를 가뿐히 넘긴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동영상의 조회수는 15억뷰에 달한다. 이를 일찌감치 감지한 월마트는 지난 8월부터 ‘라이언스 월드(Ryan’s World)’라는 장난감 브랜드를 따로 만들었다. CNN은 이에 대해 “Z세대들은 동영상을 통해 친숙해진 얼굴들이 소개하는 상품에 대한 평가를 신뢰한다”고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후속 세대 ‘Z세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UN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Z세대는 내년 세계 77억명 인구의 32%를 차지, 처음으로 밀레니얼세대(31.5%)를 앞지르게 된다.

글로벌 소비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에 비하면 연령대와 경제력이 낮지만 미래 소비를 이끌 Z세대의 성향과 소비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세대 중 가장 어리지만 장난감부터 생활용품, 옷 등 이들이 가계 지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Z세대는 명확하게 가를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의 후속 세대다. 한국 나이로는 7~23세로 주로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사람들을 말한다.

미국의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사일런트 세대(~1945년생) △베이비붐 세대(1946~64년생) △X세대(1965~80년생)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 △Z세대(1997년생~)로 각 세대를 구분한다. 통상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 X세대의 자식 세대가 Z세대다.

Z세대의 특징은 크게 모바일과·소셜미디어·리세션 세가지 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모바일 등 디지털 세계를 경험했고 디지털과 함께 성장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붐이 일어났을 때 유년 시절을 보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디지털을 체득했고 원하는 플랫폼에 들어가 원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들은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와 함께 자라 ‘유튜브 세대’로도 불린다. Z세대에겐 유튜브가 최고의 플랫폼이다. 미국의 출판·교육 기업 피어슨에듀케이션은 최근 ‘밀레니얼을 넘어:미래 세대’ 보고서에서 Z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유튜브와 동영상 채널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 세대는 TV·컴퓨터보다는 스마트폰과 넷플릭스, 유튜브를 자주 사용한다.

17세 유튜버 엠마 챔벌린은 구독자수 590만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다. 먹고 있는 음료수의 맛이나 전날 쇼핑 품목을 단짝 친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소개하는 영상으로 인기를 끈다. 그는 최근 쇼핑 앱 ‘하이키’와 협업해 물건을 팔았는데, 그가 소개한 상품은 단 3시간 만에 완판됐다.

젊은 여성들이 주고객인 올리브영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 5000건을 분석한 결과, 20대의 Z세대 고객들이 ‘셀프’와 ‘추천’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신 트렌드를 직접 추천하는 ‘셀플루언서(셀프와 인플루언서를 결합한 신조어)’를 이들의 특징으로 꼽았다.

이들 Z세대는 개방적이고 소통에 능하며 정보의 수신보다는 발신에 적극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접속이 가능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문화를 받아들여 문화적으로 가장 개방된 세대로 통한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자유롭고 풍족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이들은 금전적으로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유년 시절 부모 세대인 X세대가 금융 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특징도 보인다.

이런 성향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UCLA대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 대학 신입생 중 82%가 ‘금전적 안정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5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창업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고 동시에 부자가 되려는 열망도 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제 침체와 금융위기 등을 겪어 불안감이 큰 탓에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얼세대 vs Z세대

2018년 기준으로 23세를 사이에 두고 20대는 두 세대로 구분된다. 이런 영향으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정리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차이점 7가지를 소개한다.

① 밀레니얼세대 대부분의 유년시절엔 소셜미디어나 스마트폰이 없었다. 하지만 Z세대는 모바일 이전의 세계는 알지 못한다.

② 밀레니얼세대는 경제 호황기에 자랐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부모보다 가난하다. 이와 비교해 Z세대는 금융위기를 겪는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란 영향으로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인다.

③ 밀레니얼세대는 10대 때 서빙, 판매 등 전통적인 아르바이트 경험을 하며 자랐다. 반면 지금의 Z세대는 다른 방식으로 용돈을 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이들의 70%는 피아노를 가르치거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익을 내는 등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④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비교해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와 더 잘 연결돼있으면서 열려있다.

⑤ 밀레니얼세대는 학자금 대출을 받더라도 대학 교육이 가치가 있다고 믿지만 Z세대는 대출을 꺼린다.

⑥ 밀레니얼세대는 홀리스터, 아메리칸어패럴 같은 10대 전용 브랜드를 선호한다. 하지만 Z세대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대신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이 나타낼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한다.

⑦ 밀레니얼세대는 동성결혼과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지만 민주당에는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Z세대는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또 Z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새로운 젠더규범에 더 열린 태도를 보인다.


소비자 Z세대, 직원 Z세대 다루는 방법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2020년 Z세대는 세계 소비자의 40%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의 주역’이자 ‘시대의 주역’이 될 이들을 기업들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전미소매업협회가 16개국 13~21세 1만50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동 조사해 올해 초 발표한 ‘Z세대와 브랜드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행태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Z세대는 ‘알기 쉽고 신뢰할 수 있으며 관계를 맺고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Z세대 공략법을 간추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팁 1│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Z세대는 기술에 가장 정통한 세대다. 이들은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에 할애한다. 이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판매는 Z세대가 가장 많이 모인 인스타그램, 스냅챗, 유튜브 등에서 시작해야 한다. 개인적인 메시지를 담은 직접적인 콘텐츠를 동영상, 사진 게시글, 인스타 스토리 등 여러 방식으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팁 2│요점만 명확히

기술 중심의 Z세대는 의사 결정 과정이 빠르다. 한 주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집중력 시간이 단축됐지만 사실상 모든 사안에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짧고 명확하면서도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팁 3│‘미(Me)제너레이션’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사회가 이들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다. 다음소프트의 Z세대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들을 설명할 수 있는 유력 키워드는 ‘개인 맞춤 서비스’ ‘혼밥’ ‘자기중심’ 등이 꼽혔다. 철저한 개인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런 Z세대들을 직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이들의 특징 파악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Z세대에서 가장 연령대가 높은 1995년생들이 성인이 되면서 취업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WSJ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사회 초년생들은 직장과 개인 생활 전반에 걸쳐 ‘안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성관계, 음주, 운전면허 취득 등에는 관심이 덜한 대신 삶의 중심을 ‘일’에 두는 모습을 보였다. 금전적 보상을 우선순위로 두는 만큼 밀레니얼세대보다 야근 등 초과 근무도 잘 받아들인다. 진 트웬지 샌디에이고대 심리학 교수는 “Z세대는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할까 봐 매우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의 기업들은 Z세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유튜브에 회사 소개를 올리거나 자기소개서를 영상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또 지원자들이 궁금한 점을 실시간 채팅으로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입사 이후 회사에 적응하고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적성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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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일반적으로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한국 나이로는 7~23세로 주로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으로 내년 세계 77억명 인구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디지털 세계를 경험하며 성장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하는 데 능숙하다. 특히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을 압도적으로 사용한다. 유년 시절 부모 세대인 X세대가 금융 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자라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특징도 보인다.

plus point

정치색 모델 쓴 나이키…美 Z세대 선호 브랜드는?

뉴욕의 마케팅 회사인 ‘Y펄스’는 올해 8494명의 Z세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332개의 브랜드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했다. Z세대의 브랜드 인식도, 과거 구매 이력, 충성도, 성향, 영향력 등을 기반으로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100개를 순서대로 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순위를 보면 도리토스, 맥도널드와 같이 특이점이 없는 전통적인 브랜드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신선한 시도로 젊은층의 호응을 얻은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품목별로는 해당 연령대 특성상 과자, 초콜릿 등 각종 간식 브랜드가 많았다.

Y펄스는 “‘쿨함(coolness)’과 ‘모멘텀’이 있는 브랜드들”이라고 분석했다. 바비 칼리스 부사장은 “과거에는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안전하게 영업했다면 지금 Z세대를 겨냥한 기업 마케팅에 있어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Y펄스가 선정한 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15개와 그 이유를 정리했다.

plus point

유튜브 무기로 세계 팬 모아…BTS 키워낸 Z세대의 힘

미국의 ‘타임’은 홈페이지에 22일 발행된 최신호 표지모델로 방탄소년단을 선정했다. 방탄소년단의 저력은 세계 각지의 Z세대로부터 나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타임’은 홈페이지에 22일 발행된 최신호 표지모델로 방탄소년단을 선정했다. 방탄소년단의 저력은 세계 각지의 Z세대로부터 나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니아들을 끌어모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밴드가 됐다.”

미국 ‘타임’이 22일 발행된 최신호 표지모델로 선정한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소개한 문구다. ‘타임’은 기사에서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멤버들의 외모, 귓가에 맴도는 노래, 춤과 함께 “음악적 메시지를 소셜미디어로 전파했다”는 점을 꼽았다.

Z세대는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보이밴드로 키워낸 주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ARMY·팬 클럽 이름)를 위시한 팬덤은 강력한 폭발력과 확장성을 가졌다. Z세대로 이루어진 이들 팬덤은 자발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뮤직비디오, 발언을 퍼뜨리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Z세대의 무기인 유튜브, 스냅챗은 한국의 보이밴드를 세계로 퍼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데뷔 초부터 꾸준히 인터넷 방송을 제작했다. 다양한 구성으로 여러 형식을 가미해 찍은 유튜브 영상은 팬들이 자유롭게 공유하고 퍼뜨렸고, 팬들도 이를 또 2차 3차 재가공해 서로 전달하는 등 하나의 문화로 형성됐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17세 소년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어디에 살고 있느냐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K팝과 아시아 문화 등이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점점 유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은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Z세대 사이에서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보편화됐다”면서 “Z세대로 이뤄진 글로벌 팬들이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영향으로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K팝 관련 행사에 쏟는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매년 열리는 K팝 콘서트 ‘케이콘’을 주최하는 CJ ENM에 따르면 관객의 70% 이상이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행사에는 미 현지의 애플뮤직과 SNS 업체인 텀블러·콰이 등이 도요타·아마존·AT&T 등 대기업과 함께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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