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전쟁, 모험, 드라마
국가 영국 , 미국
러닝타임 155분
감독 데이비드 린
출연 윌리엄 홀든, 잭 호킨스, 알렉 기네스


독일의 경영 석학인 헤르만 지몬(72) 지몬-쿠허&파트너스(SKP) 회장이 추천한 영화는 ‘콰이강의 다리’다. 그는 경영 전략 부문에서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지몬 회장은 가격 결정 전략을 논한 ‘프라이싱’,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강소기업에 대한 내용을 담은 ‘히든 챔피언’ 등 30여 권의 경영서를 썼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컨설팅 회사 SKP의 회장이며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영구초빙교수다.

일흔을 넘긴 지몬 회장은 58년 전인 14세 때 극장에서 본 ‘콰이강의 다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1939~45) 당시 태국 콰이강 철교 건설에 동원됐던 영국·미국 등 연합군 포로를 소재로 했다. 지몬 회장은 “유년 시절에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에게 전쟁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면서 “이 영화로 간접적이나마 전쟁을 깊이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영국군 공병대장인 니컬슨 중령이 정글 속 일본군 포로수용소로 송치돼 다리를 건설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본군 대령 사이토는 영국군을 동원해 철교를 기간 내에 건설해야 했는데, 니컬슨 중령과 공사 투입 인력을 두고 대립했다. 니컬슨 중령이 “제네바 협약에 따라 장교는 행정 업무만 한다”면서 버텼기 때문이다. 사이토 대령은 장교도 현장에 투입하고자 했으나, 결국 니컬슨 중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영국군 장교들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지휘봉을 잡은 니컬슨 중령은 다리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다리를 완공한 후 “긍지를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발휘했던 군인 정신은 결국 적군에 대한 협력이었다. 다리를 완공한 날, 영국군 특공대가 다리를 부수기 위해 침투했다. 그런데 니컬슨 중령은 다리를 지키겠다면서 아군을 공격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그는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란 말을 내뱉고 쓰러진다.

니컬슨 중령과 대비되는 인물은 미국인 시어스 소령이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선 아프다면서 요령을 피우다 탈출했고, 죽은 사람 신분을 자신의 것으로 위장했다. 시어스 소령에게 군인 정신을 엿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는 연합국인 영국군의 다리 폭파 작전에 동참해 작전에 기여한다. 생존을 위해 원칙을 느슨히 지킨 시어스 소령, 완강한 원칙주의자 니컬슨 중령. 두 사람 중 결국 아군에게 도움이 된 자는 시어스 소령이었다.

지몬 회장이 추천한 이 영화는 전쟁이란 비상 상황에서 신념을 지키려는 노력과 원칙주의가 결과적으로 반역이 된 비극을 보여준다. 물이 힘차게 흐르는 계곡과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자연을 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무심하고 거대한 자연은 다리를 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니컬슨 중령의 노력을 한 걸음 물러나 지켜볼 수 있게 한다.


plus point

데이비드 린 감독은 누구

‘콰이강의 다리’를 제작한 데이비드 린 감독은 ‘닥터 지바고’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 16개 작품을 남긴 영화계 거장이다. 1908년생인 그는 1991년 죽기 전까지 총 26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는 최근 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익스트림 롱 샷(아주 멀리서 등장인물과 배경을 촬영하는 카메라 기법)’을 즐겨 구사했다. 그는 웅장한 정글, 푸른 해변의 압도적인 규모를 화면에 담아 서사를 구현하는 데 탁월했다.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즘 영화와 다른 유장함이 압권이다.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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