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의 스틸컷. 사진 워너브라더스
영화 ‘조커’의 스틸컷. 사진 워너브라더스

“‘조커’를 아이와 함께 봐도 괜찮을까요?”

10월 4일 일산 지역의 한 온라인 맘카페(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 공간)에 영화 ‘조커’에 관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조커’를 관람해도 문제없을 만한 내용이냐는 질문이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29금(29세 미만 상영 금지)은 돼야 할 것 같다’ ‘청소년들은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고 싶다’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영화 ‘조커’가 ‘15세 관람가’로 개봉해 논란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5세 관람가’로 판정한 영화는 15세 미만도 보호자가 동행하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조커’는 실패한 코미디언인 아서 플렉이 사회의 외면 속에 범죄자 조커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영화는 지난 9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그 내용이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조커’는 ‘청소년 관람 불가(기준 연령이 되지 않으면 보호자가 동행해도 영화 관람 불가)’ 대신 ‘15세 관람가’로 개봉했기 때문에 15세 미만도 보호자가 동행하면 관람할 수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10월 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 방문해봤다. 극장에 온 청소년들이 ‘조커’를 예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영관 내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보러온 가족 단위 관람객의 모습도 보였다. 중학생 자녀와 함께 ‘조커’를 봤다는 학부모 김모(43)씨는 “배트맨과 같은 히어로 장르가 아니었다”며 “‘15세 관람가’이지만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어두워서 부모가 동행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보기엔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분류에 따르면 ‘조커’는 주제의 유해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 위험에서 ‘다소 높음’으로 분류됐다. 이는 같은 날 개봉한 코미디 영화 ‘퍼펙트맨’의 분류 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반사회 범죄 묘사를 그린 ‘조커’가 코미디 영화와 유사한 등급 판정을 받은 것이다.


미국에선 청소년 관람 불가인 ‘R등급’

‘조커’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청소년 관람 불가에 해당하는 ‘R등급(17세 미만 부모 동행 필수)’을 받았다. 영화를 본 관람객의 모방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곤두세워 주요 영화관에는 경찰 병력을 배치하기도 했다. 2012년 조커 캐릭터에 심취한 20대 남성이 '다크나이트 라이즈' 상영관에 침입해 총기 난사를 벌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총기 사고 등의 위험은 적지만,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가 청소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미국과 같은 상황이다. 실제로 ‘조커’를 관람한 고등학생 정모(17)군은 “조커는 악당이지만 영화를 통해 그의 변화 과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일부 장면에서는 멋지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한편 ‘조커’를 연출한 토드 필립스 감독은 한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존 윅 3’에선 주인공이 300명 넘게 죽여도 관객들이 그를 응원하고 소리 지르는데 왜 ‘조커’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달빛 아래 영화 한 잔’의 저자 유지민씨는 “주인공이 살인을 통해 성격의 변화를 겪는 모습이 상세히 묘사되는 ‘조커’를 ‘존 윅’과 동등하게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영화의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영화의 상영 등급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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