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10일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10일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듭시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입니다.”

11월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 일본 출장으로 행사에 불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에게 영상 인사를 전했다.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 부회장은 기술 혁신이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와 인류 미래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신신당부했다. 지속 가능 경영에 관한 삼성 오너가(家)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많은 사람이 한국의 국가대표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으면서 그 근거로 이 회사의 ‘돈 버는 능력’을 언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244조원의 매출액과 59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13조4136억원(11월 13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21.19%를 차지한다. 전 세계 임직원 수는 31만 명, 연간 연구·개발(R&D)비는 19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돈만 잘 벌어서는 국가대표 기업이 될 수 없다. 삼성전자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숨은 동력은 사회·환경·경제 등 이윤 추구 외의 분야에서도 기업의 책임을 다하려는 태도에 있다. ‘글로벌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와 당사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의 방향성을 맞추고자 한다’는 회사 홈페이지 문구가 삼성전자의 모든 지속 가능 노력을 대변한다.

UN SDGs는 유엔이 2000~2015년 실시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뒤를 이어 새롭게 설정한 17개 목표다. MDGs가 저개발 국가에 초점을 뒀다면, SDGs는 선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보편적 목표다. 사회(빈곤·질병·아동·난민), 환경(기후 변화·에너지·물·생물 다양성), 경제(주거·고용·생산·소비) 분야의 난제 해결에 집중한다. 유엔은 2030년까지 매년 3조3000억~4조5000억달러(3850조~5880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SDGs에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혁신적인 목표인 SDGs 달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예컨대 제품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유해물질 미포함, 자원 재사용 등을 담은 삼성전자의 ‘제품 책임주의’는 SDGs의 목표 12(지속 가능한 생산·소비 문화 구축)와 13(기후 변화와 그 영향에 대한 긴급조치 시행), 15(생태계 보호 및 생물 다양성 보존) 등과 연결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19’에 따르면 2009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누적 감축량은 2억4300만t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15억 가구가 1년 동안 냉장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과 같은 양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감축량을 2억5000만t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다른 용도의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재탄생시키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도 제품 책임주의의 하나다. 갤럭시 업사이클링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주관하는 ‘2017 SMM(Sustainable Materials Management)’ 어워드에서 최첨단 기술상을 받았다. EPA가 에너지 고효율 제품 등에 주는 ‘에너지스타’ 인증을 획득한 삼성전자 모델은 700개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사업장 구축 노력은 SDGs의 목표 6(지속 가능한 식수·위생 관리), 7(지속 가능한 에너지 보장) 등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사업장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96%,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1356(기가와트시)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수원·화성·평택 사업장 내 주차장과 건물 옥상에 태양광·지열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미국·유럽·중국 지역의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평등 해소, 소외계층 보호 등과 관련된 삼성전자의 사회적 기여 활동 역시 SDGs의 핵심 목표와 맞닿아 있다. 2012년 문을 연 ‘삼성 스마트스쿨’은 2018년까지 48개국에서 270만 명의 학생에게 정보기술(IT) 교육을 제공했다. 교육 여건이 취약한 지역 중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주는 ‘삼성 드림클래스’에는 지금까지 중학생 7만3000여 명과 약 2만 명의 대학생 멘토가 참여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0년간 지출한 사회공헌 금액은 3조7500억원을 웃돈다.


케냐의 유엔난민기구가 관리하는 카쿠마(Kakuma) 지역 난민캠프 체류자들이 삼성전자가 제공한 저탄소 친환경 쿡스토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케냐의 유엔난민기구가 관리하는 카쿠마(Kakuma) 지역 난민캠프 체류자들이 삼성전자가 제공한 저탄소 친환경 쿡스토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협력사 상생에도 최선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에 있는 회사는 1차 협력사만 해도 2400여 곳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환경 보호와 사회적 약자 지원 못지않게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협력사와 상생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삼성의 중요한 경영 철학 가운데 하나였다. 그의 아들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0년대부터 “협력 업체를 키우지 않으면 우리도 살아남기 힘들다”며 협력사를 계열사보다 건전하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경영 이념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가 2010년 국내 1·2차 협력사를 위해 조성한 상생펀드는 지난해 지원 대상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펀드 규모는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은 상생펀드와 별도로 물품 대금 지급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2017년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8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이 펀드 역시 작년에 3차 협력사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2013년 개설한 상생협력아카데미는 협력사 인력 양성 교육에 주력한다. 2018년까지 540여 개 협력사에서 8만677명이 이 아카데미를 거쳐 갔다. 또 2015년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은 1차 종료 시점인 2017년까지 총 1086개 중소기업에 혜택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2차 사업을 통해서는 앞으로 5년간 2500여 개 중소기업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1등 기업 삼성전자의 이런 동행 노력은 SDGs의 목표 3(건강한 삶 보장, 전 연령 인구의 복지 증진), 8(완전 고용, 양질의 일자리 증진), 12(지속 가능한 생산·소비 문화 구축) 등과 지향점이 같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지원SDGs협회는 올해 10월 발표한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서 삼성전자를 마이크로소프트·애플·인텔·아마존 등과 함께 글로벌 최우수 그룹에 선정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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