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1907년 이래 생산한 플라스틱은 83억t에 이른다. 문제는 매년 800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떠내려간다는 점이다. 동원그룹이 환경 보존을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는 이유다.
인류가 1907년 이래 생산한 플라스틱은 83억t에 이른다. 문제는 매년 800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떠내려간다는 점이다. 동원그룹이 환경 보존을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는 이유다.

미국 요트 선수 찰스 무어는 1997년 요트를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하와이로 건너가던 중 엄청나게 큰 섬을 발견했다. 영국의 5배 크기인 이 섬을 이루고 있었던 건 쓰레기 더미. 그중 약 80%는 플라스틱병이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자연의 섬뜩한 경고를 접한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후 많은 국가와 기업이 제2의 ‘태평양 거대 쓰레기 더미(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를 만들지 않기 위한 친환경 운동에 동참했다. 유럽연합(EU)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2021년까지 전면 금지하기로 했고, 우리나라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 전문점에서 쓰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빨대를 2027년까지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바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동원그룹의 친환경 노력이 눈에 띈다. 세계 최대 수산 기업으로 성장한 동원산업은 ‘플라스틱 저감화 3개년 계획’을 통해 자사 원양어선 40척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을 2019년 기준 연간 410t에서 2022년 142t으로 65%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동원산업은 이 계획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TPO(Total Plastic Officer) 직책을 신설했다.

동원의 친환경 경영을 주도하는 건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에게 ‘필(必) 환경’의 자세를 수시로 당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주문에 따라 동원산업은 2018년 4월부터 수산물 국제연맹(ISSF)이 정의한 ‘해저 생태계 위협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동원산업은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글로벌 기업 회의체인 ‘SeaBOS(Seafood Business for Ocean Stewardship)’에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SeaBOS는 플라스틱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추적 가능성과 투명성 개선 등 10가지 주요 의제를 설정해 실천하는 기구다.

다양한 노력에 힘입어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해양관리협의회(MSC)로부터 ‘지속 가능한 어업 인증’을 국내 최초로 받았다. MSC는 지속 가능 수산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글로벌 비영리 기구다. 현재 세계 어획량의 15%가 MSC 인증 수산물이다. 또 동원산업은 돌고래 보호 환경단체 EII로부터 ‘돌핀 세이프(Dolphin Safe)’ 인증도 취득했다.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하에 동원그룹은 앞으로 필 환경 행보를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바다를 지키는 게 기업뿐 아니라 인류를 살리는 길이라는 믿음에서다.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은 매주 평균 2000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5g)과 맞먹는 양이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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