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멍완저우 화웨이 CFO 체포 이후 본격화한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 강도가 계속 세지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
2018년 12월 멍완저우 화웨이 CFO 체포 이후 본격화한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 강도가 계속 세지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지만,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2월 13일(현지시각) 뉴욕 연방 검찰은 대북 제재 위반을 포함한 16가지 혐의로 화웨이와 미국 내 자회사, 창업자 딸이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기소했다. 멍 부회장은 2018년 말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한편 미 상원은 2월 27일(현지시각) 연방 기금으로 화웨이와 ZTE 등의 통신 장비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 가결했다.

미국과 화웨이의 싸움은 언제 어떻게 끝날까? 이 싸움이 한국엔 어떤 영향을 줄까?이런 의문점을 5가지로 정리했다.


1│미국은 언제부터 화웨이를 주목했나

2007년부터다. 당시 FBI가 뉴욕에 출장 간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을 조사했는데, 이때 런 회장이 거짓 진술을 했다는 것. 미국 검찰은 기소장에 이를 화웨이 범죄의 시점으로 썼다. 검찰은 화웨이가 사실상 그들 소유인 스카이콤을 통해 이란에 통신 장비를 공급해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추궁했지만, 런 회장은 부인했다. 이때부터 미 수사 당국은 화웨이를 요주의 대상에 올리고 수사를 이어 갔다.

이후 화웨이는 2008년 미국 네트워크 장비 업체 스리콤(3Com)을 인수하려 했는데 미 정부가 막았다. 화웨이가 2010년 미국 서버 업체를 인수하려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엔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나서 “화웨이 네트워크의 확산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해 로이터는 기밀 문건을 입수해 “이란 통신 회사에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한 스카이콤이 사실상 화웨이 소유”라며 “화웨이가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2│미국은 왜 화웨이만 때리나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하이테크·안보 전쟁에서 중국의 부상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미국의 의지다. 2017년 트럼프는 러시아의 해킹을 통한 대선 개입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실 당시에도 미국 정부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과 화웨이였다. 당시 롭 조이스 백악관 사이버안보 조정관이 당면한 위협에 대해 “러시아 해킹이 ‘허리케인’이라면, 중국과 화웨이 문제는 ‘기후 변화’ 그 자체”라고 말했을 정도다.


3│미국이 초강경 조치에 나선 계기는

롭 스팰딩 미 공군 준장과 중국 국가정보법을 들 수 있다. 스팰딩은 백악관의 중국 전략이 방향을 잡지 못하던 2017년 5월 국가안보회의(NSC) 전략기획국장이 됐다. 그는 B2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 출신 중국통이다. 장학생으로 상하이 통지(同濟)대학을 다녔고 중국어가 능통하다. 2014~2016년 합동참모본부 중국 총괄, 베이징 미국 대사관 국방무관을 지냈다. 그는 미국외교협회 회원으로 있으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경제 간첩 행위를 걱정하는 기업가를 많이 만났다. 또 중국이 미군 공급망에 얼마나 많이 연관됐는지 알고 충격받았다.

워싱턴에 간 스팰딩은 백악관 멤버 대상으로 하이테크 전쟁에서 중국이 가져올 위협을 토론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는 특히 차세대 디지털 경제의 중추가 될 5G를 중국이 장악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당시 화웨이는 5G 선두 주자였다. 미국은 5G 핵심 기술을 갖지 못한 상황이었다.

중국이 2017년 6월 28일 국가정보법을 시행하면서 화웨이는 더 큰 위협이 됐다. 법안은 “모든 기관과 시민은 국가 정보 업무를 지원·협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화웨이 같은 회사가 그들의 네트워크를 중국 정부에 열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후 스팰딩은 미국이 화웨이에 맞서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하기 위해 5G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삼성·에릭슨·노키아의 엔지니어들을 국가안보회의에 초청했다. 회의에서 스팰딩은 화웨이를 배제한 단일한 거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미국에 안전한 5G 시스템을 만들 유일한 방법이라고 결론 지었다.


4│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삼성전자가 2017년 백악관에 초청됐다는 것은 이 회사가 최소 2년 반 전부터 미국의 화웨이 배제 전략을 파악했다는 얘기다. 선제학습 효과는 지금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이동통신 가입자의 80%를 차지하는 4개 통신 사업자와 5G·4G 공급 계약을 하면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인 미국에서 약진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 세계 점유율은 23%로 화웨이(30%)에 이어 2위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2월 22일 미국 CNBC는 “백악관에서 올해 4월에 5G 서밋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화웨이 견제를 위해 미 정부가 업계와 대책을 검토하는 자리다. 삼성·에릭슨·노키아가 초청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다. AT&T·버라이즌·퀄컴 등 미국 통신 업체도 함께한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5G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라는 점에서 에릭슨·노키아보다 유리하다. 100조원 넘는 보유 현금도 강점. 기술과 돈이 있고 방향을 읽는다면, 5G에서 삼성전자와 한국이 얻을 이익은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5│미국과 화웨이의 싸움은 언제까지?

국토안보부의 크리스토퍼 크렙스 안보총괄은 “미 정부 관점에서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한 몸이고 이들이 세계 5G 네트워크를 조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화웨이를 때리는 것이 결국 미래 3대 기술 즉 5G, 첨단 컴퓨터 칩, 인공지능에서 미국이 중국을 앞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보안 문제를 화웨이 성장을 막을 구실로 사용하고 있다. 완전히 정치적”이라는 화웨이 주장은 이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이유를 말해 준다.

최원석 조선일보 국제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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