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SK하이닉스 사장이 2월 7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이석희(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SK하이닉스 사장이 2월 7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에 오른 공룡 기업이다. 2019년에만 약 27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았던 2018년에는 매출액 40조4451억원을 달성했다. 경기 이천(D램), 충북 청주(낸드플래시) 등 기존 생산기지에 이어 2022년부터는 경기 용인에 448만㎡(약 135만 평) 규모의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한국 경제의 주축’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하다.

회사 덩치와 사업 규모가 크면 자연스레 환경 이슈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는 생산 과정에서 많은 폐기물이 발생하는 산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2018년 10월 ‘2022 에코(ECO) 비전’을 선언하면서 ‘친환경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2022 에코 비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SK하이닉스는 202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6년 배출 예상량(BAU)보다 40% 감축하고, 폐기물 재활용률을 9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BAU는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의미한다. 중국·미국·유럽 등 해외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 달성, 용·폐수 재활용 확대 등도 2022 에코 비전에 담았다. 또 SK하이닉스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30만t 감축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SK하이닉스가 30개 협력사와 함께 출범시킨 ‘에코 얼라이언스(ECO Alliance)’도 2022 에코 비전을 실천한 것이다. 에코 얼라이언스는 반도체 산업장 내 환경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참여 기업들은 온실가스·폐수·폐기물 등의 감축 목표를 구체적인 숫자로 수립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업에 전문기관 컨설팅과 주기적인 담당자 교육 등을 지원한다.

‘일회용 폐기물 발생 제로 캠페인’은 에코 얼라이언스 전체의 공동 목표다. 이런 노력과 더불어 참여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폐기물 재활용, 반도체 제품 재사용 등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비전 선포에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이는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D램(LPDDR4) 제품에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부여했다. 이 인증은 원료 채취, 제조, 사용, 폐기 등 반도체 제품의 전 생애 주기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표시해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SK하이닉스 10나노급 D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존 20나노급 제품보다 26%가량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한국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외 모든 생산 거점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은 미국 최초의 안전 규격 인증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이 매년 재활용률이 우수한 사업장에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등급은 플래티넘(재활용률 100%)·골드(95~99%)·실버(90~94%)로 나뉜다.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는 물론 중국의 우시(無錫)·충칭(重慶) 사업장까지 폐기물 재활용률 90%를 넘겨 인증받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 부원고를 방문해 ‘SKHU 행복교실’을 열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 부원고를 방문해 ‘SKHU 행복교실’을 열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친환경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30개 협력사가 참여하는 ‘에코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친환경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30개 협력사가 참여하는 ‘에코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사진 SK하이닉스

5만여 명 도운 행복나눔기금

SK하이닉스의 지속 가능성 확보 노력에 환경 보존만 있는 건 아니다. 상생(相生)도 친환경만큼 공들이는 SK하이닉스의 중요한 가치다. 회사를 이끄는 대표이사 사장(CEO)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 기업 문화의 다양성·포용성 강화 등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월 7일 이천 본사에서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성한 2020년 행복나눔기금 29억원을 경기·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행복나눔기금은 SK하이닉스가 지역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2011년부터 조성 중인 기금이다. 회사는 임직원의 기부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지원한다. 현재까지 누적 기탁 금액은 224억원, 수혜자는 약 4만9000명이다.

행복나눔기금은 아동·청소년 대상 미래 인재 육성 사업, 노인·장애인 대상 사회 문제 해결 사업 등 총 8개 분야에 쓰인다. SK하이닉스는 ‘행복GPS’ ‘실버프렌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사회 공헌 활동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 중 행복GPS는 치매 노인과 발달장애인 등 실종 위험 대상자에게 배회감지기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행복GPS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200건 이상의 실종 사고가 해결됐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상생 노력의 일환이다. 이 회사는 3월 초 대구∙경북, 경기, 충북 지역에서 일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1만여 명에게 5억원 규모의 구호 키트를 제공했다. 키트에는 마스크, 방호용 안경과 장갑, 손 소독제, 비타민, 홍삼 등이 들어있다.

이석희 사장의 지휘 아래 SK하이닉스는 구호 키트를 사업장이 있는 이천과 청주 지역 화폐로 구매했다. 지역 화폐를 활용하면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또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 지역 화폐 25억원을 별도로 사 각종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입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동반 성장을 돕기 위한 ‘SV(Social Value) 파트너십’ 컨설팅 제도도 도입했다. 사업장 인근 학교를 찾아가 교육하는 ‘SKHU 행복교실’도 운영 중이다.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지원SDGs협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서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포스코·애플·아마존 등과 함께 글로벌 최우수 그룹으로 선정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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