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은 역사상 기록으로 남을 달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상 처음으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창문 밖 꽃봉오리가 봄의 귀환을 알렸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문밖으로 발을 내딛지 못했다. 출근도, 등교도, 가벼운 외출도 모두 포기한 달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3월 성적표는 어땠을까. ‘이코노미조선’이 코로나19가 잠잠했던 1월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한 3월의 수도권 지하철 509개역 승하차 인원을 비교 분석했다.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수는 유동 인구를 보여주는 간접 지표다. 서울시는 티머니가 제공한 교통카드(선후불교통카드·1회용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토대로 열린데이터광장 홈페이지에 해당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2월과 4월 자료도 추세 분석을 위해 이용했다.


포인트 1
1월보다 39% 감소…1·31번 확진자 이후 급감

3월 지하철역 유동 인구수는 2억5255만여 명으로 1월(4억1468만여 명)보다 39.1% 줄었다. 특히 국내 첫 확진자 1번과 대구시 슈퍼 전파자 31번 확진자가 사회적 거리 두기 현상에 불을 지핀 것으로 나타났다. 1번 확진자가 나온 1월 넷째 주 유동 인구수는 전주보다 18.1%(1868만여 명) 감소했고, 31번 확진자가 알려진 이후인 2월 넷째 주는 전주보다 25%(2181만여 명) 감소했다.


포인트 2
관광지 운명 엇갈려…경마공원 급감, 여의나루 증가

유동 인구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역은 4호선 경마공원역이었다. 경마공원역의 3월 유동 인구수는 4만9550명으로 1월(31만9774명)보다 84.5% 감소했다. 한국마사회가 2월 23일부터 경마공원 임시 휴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여행객 감소로 타격을 입은 곳도 눈에 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 목적으로 찾는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82%, 공항철도 인천공항1터미널, 인천공항2터미널은 74.9%, 61.5%, 4호선 명동역은 64.1% 감소했다.

반면 내국인이 많이 찾는 야외 유원지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사람이 붐볐다. 한강 고수부지가 인접한 5호선 여의나루역은 3월 49만7200명으로 1월(42만4608명)보다 17% 증가했다. 7호선 뚝섬유원지역도 같은 기간 3% 증가했다. 이외에도 3호선 지축역이 지축 센트럴 푸르지오 입주 덕에 13%, 남양주시 등산 코스로 손꼽히는 운길산역이 9% 상승세를 보였다.


포인트 3
3월 강남·잠실·신림 ‘위험’…지평·달월·백양리 ‘안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는 동안에도 가장 사람이 많이 붐빈 곳은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이었다. 강남역의 3월 유동 인구수는 378만3556명으로 전체 509개 지하철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통상 하루에 한 사람이 한 지하철역에서 승하차를 총 두 번 한다고 가정하면, 강남역에 지하철로 방문한 인구는 189만 명에 달했다. 그 뒤를 주거 인구가 많은 2·8호선 잠실역(354만8663명)과 2호선 신림역(294만6513명)이 차지했다.

출퇴근 환승 인구가 몰리는 사당역과 서울역도 붐비는 지하철역 가운데 하나였다. 2·4호선 사당역 유동 인구수는 269만3964명으로 6위, 1·4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서울역은 263만4099명으로 10위를 기록했다. 다만 출퇴근길 전파 가능성은 작은 만큼 감염 위험도는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3월 부득이하게 모임을 해야 했다면 어디가 좋았을까. 수도권 외곽 지역을 제외하고 서울 지역을 위주로, 상대적으로 한산했던 상권을 찾아봤다. 유동 인구 10만 명 내외를 기록한 서울 상권은 서강대역(8만802명)과 노량진역(13만1843명)이었다. 전체 지하철역 가운데 승하차 인원이 하위 56위, 103위를 기록한 곳들이다.

가장 안전했던 지하철역은 경의중앙선 지평역(1833명)이었다. 지평역은 하루 네 차례만 열차가 운행해서 코로나19 이전부터 유동 인구수가 하위권에 머무른 곳이다. 이외에도 수인선 달월역(3414명), 경춘선 백양리역(3602명), 경춘선 굴봉산역(6092명)에 1만 명 이하의 사람이 다녀갔다.


포인트 4
사회적 거리 좁힌 4월…총선 날 홍대입구·잠실 붐벼

4월부터 다시 외출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었다. 서울시가 지하철 단축 운행을 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추세를 막지 못했다. 가장 유동 인구가 많았던 날은 4월 14일로 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전날(1175만7605명)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하로 줄어든 이후 두 번째 금요일이었던 4월 10일은 1164만9729명으로 유동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날이었다.

주말 유동 인구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4월 4일 685만4942명에 불과했던 유동 인구는 4월 18일 776만3131명으로 13% 증가했다. 특히 공휴일이었던 총선 날에 사람들은 투표장 이외에도 번화가로 발길을 옮겼다. 이날 지하철역 승하차 총인원수는 630만1104명이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았던 지하철역은 홍대입구역(8만9854명)이고, 그 뒤를 잠실역(8만1117명), 강남역(7만9656명), 고속터미널역(7만7495명), 신림역(7만7495명)이 차지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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