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테크 기술이 적용된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사진 부강테크
부강테크 기술이 적용된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사진 부강테크

2019년 9월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2019 지속 가능 고위급 정치회담(HLPF)’에서 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협회가 한 국내 기업 창업자를 ‘지속 가능한 혁신 기업 리더’로 선정했다. 청웨이 디디추싱 최고경영자(CEO), 앤서니 탄 그랩 CEO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그는 부강테크를 세운 김동우 창업자. 부강테크는 국내 수처리 1위 업체로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업계에서는 절대 강자로 통하는 강소 기업이다.

1998년 부강테크를 세운 김 창업자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깨끗한 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다. ‘아나목스(Ana mmox)’ 기술은 그의 오랜 연구와 경험이 만든 대표적 결과물 중 하나다. 아나목스는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등의 폐기물을 통합 처리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이 아나목스 기술을 활용한 하수·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강테크의 ‘프로테우스 공법’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술로 업계가 주목한다. 생물막 여과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테우스 공법의 특징은 하수 처리에 필요한 부지를 기존보다 크게 줄여 하수 처리장의 고질적 문제인 부지 부족을 해결한다는 점이다. 부강테크에 따르면, 일일 처리 용량 25만t 규모의 시설에서 실제로 부지 절감 가능성을 입증한 기술은 부강테크의 프로테우스 공법이 유일하다.


김동우 부강테크 창업자. 사진 부강테크
김동우 부강테크 창업자. 사진 부강테크

대부분의 하수 처리장이 하수가 유입되면 고형물을 중력으로 2~3시간 동안 침전시켜 분리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쓴다. 반면 프로테우스 공법은 하수 내 고형물을 고속 여과 방식으로 분리한다. 처리에 걸리는 시간은 15분. 덕분에 하수 처리에 필요한 부지도 전통 방식보다 85%나 줄었다. 부강테크는 프로테우스 공법을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시설 현대화 사업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했다. 미국 물환경연구재단(WERF)은 2018년 12월 프로테우스 공법을 ‘이달의 기술’로 선정했다.

부강테크를 설립했을 때 김 창업자의 나이는 32세였다. 당시에는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적이 강했으나 22년이 흐른 지금은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가치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그의 관심사는 개발도상국 국민도 깨끗한 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그가 오랜 시간 쌓아온 부강테크의 설계 노하우를 토대로 조건만 입력하면 원하는 3차원(3D) 하수·폐기물 처리장 설계도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한 이유다.

UN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물 사용량이 1700L 이상이면 ‘물 풍요 국가’, 1700L 미만이면 ‘물 부족 국가’다. 1000L 미만은 ‘물 기근 국가’에 속한다. 물 기근 국가의 대부분은 개도국이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수출되는 완제품 상당수가 오·폐수를 쏟아내는 개도국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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