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오른쪽) 경북도지사가 7월 7일 안동시청에서 열린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지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상북도
이철우(오른쪽) 경북도지사가 7월 7일 안동시청에서 열린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지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상북도

경상북도 헴프(hemp·산업용 대마 식물 및 추출물) 특구 지정으로 의료용 대마 문턱이 낮아지고 있지만, 마약으로서 대마에 대한 빗장이 풀릴 것이라는 우려와 경제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경상북도는 7월 6일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제3차 특구위원회에서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헴프 특구는 안동시 임하·풍산면 일대 34만여㎡(약 10만3000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헴프 특구에서는 기존의 재배 방식과 함께 스마트팜 기업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헴프를 생산하고, 헴프에서 고순도의 칸나비디올(CBD)을 추출·정제해서 만든 원료 의약품을 제조·수출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반 헴프 관리 시스템도 구축한다.

대마의 주요 성분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과 환각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CBD다. CBD는 희귀·난치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외 여러 나라에서 CBD 오일이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돼 뇌전증 환자의 경련과 발작을 멈추는 용도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대마가 ‘약리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논란이 되면서 CBD 함량이 높은 대마엽 전체를 마약으로 분류,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연예인 대마초 파동 이후 1976년 대마관리법이 별도 제정됐으며, 2000년부터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마약류관리법)에 의해 대마의 생산·매매·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다 2018년 11월 마약으로 인식되던 대마를 의료용으로 사용하도록 한 마약류관리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지난해 3월부터 대마 성분 의약품 처방이 시행됐다. CBD 성분의 ‘에피디올렉스’, CBD와 함께 THC가 함유된 ‘사티벡스’ 등 총 4종의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경북도는 헴프 특구 지정을 통해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고, 대마에서 뽑아낸 물질로 의약품 원료를 만들어 수출도 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섬유용과 종자용 대마 재배만 허용됐다.

의료용 대마 관련 규제가 점차 풀리면서 마약으로서 대마에 대한 빗장도 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의료용 대마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CBD를 중심으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결국에는 중독성 있는 THC 성분 확대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헴프 특구가 들어서는 안동시는 경상북도 내에서 대마 관련 범죄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안동시는 양귀비·대마 밀경작 특별단속에서 2018~2019년 2년 연속 검거 실적 1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의료용 대마가 합법인 지역에서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불법적인 대마 사용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대마의 경제성에도 아직은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경북과 안동시가 추산한 헴프 특구와 연계한 경북 바이오 산업단지 2단지의 경제파급 효과는 생산유발 811억원, 부가가치 291억원이다. CBD를 활용해 진출할 수 있는 해외 시장 규모가 2022년까지 약 24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겨냥해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국가는 캐나다·미국·독일·우루과이 등 56개국에 이르지만, 의료용 대마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없지 않다.

2013년 미국 켄터키대 연구진은 기존의 곡물 농가가 대마로 작물을 전환할 만큼 대마의 수익성이 높지는 않으며, 산업의 불확실성 탓에 일자리 창출 기회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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