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진행된 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ESG 경영 체제를 더 확산해 모범 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자”고 했다. 사진 KB금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진행된 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ESG 경영 체제를 더 확산해 모범 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자”고 했다. 사진 KB금융

“그린 리더십(Green Leadership)을 확보하고 책임 경영을 내재화하겠습니다. 또 건강한 지배구조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8월 발간한 ‘2019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SG 경영은 기업의 재무적인 요소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한 경영을 말한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7년과 비교해 25% 감축하고, 현재 20조원 수준인 ESG 관련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KB 그린 웨이(GREEN WAY) 2030’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그룹 ESG 경영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윤 회장을 포함한 사내·외 이사 9명이 ESG 위원회에 참가한다.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은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와 탄소 배출량 감축 활동 등을 통해 이뤄진다. 2019년 7월 준공된 김포 통합 IT센터에는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연료전지 설비가 구축돼 있다. 김포 통합 IT센터는 이들 설비를 통해 연간 10만7788㎾h(2019년 기준)의 전력을 생산한다. KB손해보험 합정 사옥과 사천연수원도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지난해 각각 3563㎾h와 37만5921㎾h의 전력을 자체 생산했다.

또 KB금융은 본점을 포함한 6개의 대형 건물에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적용해 탄소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등의 환경 데이터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그룹 내 전 계열사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영업점 전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전환하거나 일괄 소등 후 선택적 점등 등의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종이 통장 줄이기, 플라스틱 카드 줄이기, 친환경 차량 확대 등의 ‘필(必) 환경 캠페인’도 KB금융이 추진 중인 친환경 활동이다.

금융 본업에서 친환경 상품 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2019년 3월 출시한 ‘KB맑은하늘적금’은 △가입 시 종이 통장 발행하지 않기 △비대면으로 가입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만기 전까지 미세먼지 관련 퀴즈 모두 맞히기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네 가지 미션을 수행하면 최고 연 1.0%의 우대 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 상품의 잔액은 4987억원에 달한다.

친환경 투자 역시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은 해남 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의 98㎿h 태양광 발전소와 306㎿h 용량의 ESS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여기서 국민은행은 사업 자금 지원 목적의 선순위 신디케이트론과 KB 신재생에너지 펀드 1호를 통한 간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총규모는 3260억원이다.


KB금융이 투자한 영암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시설. 사진 KB금융
KB금융이 투자한 영암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시설. 사진 KB금융

일자리 정보 6만 개 제공

KB금융 ESG 경영의 또 다른 핵심축인 ‘책임 경영 내재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노력이다. 사회 공헌 확대, 동반 성장 실현, 인권·다양성 존중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이 중 사회 공헌 정책은 미래 세대 육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온종일 돌봄 지원 사업은 미래 세대 육성의 대표적인 사례다. KB금융은 2018년 교육부와 총 750억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초등 돌봄교실과 국공립 병설 유치원의 신·증설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의 지원으로 2019년 12월까지 976개의 교실이 조성됐다. 2022년까지 약 2500개의 교실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금융은 5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청소년의 멘토 KB!’는 국민은행의 대표 사회 공헌 사업 중 하나다. 교육 기회가 부족한 저소득 가정과 다문화 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 영어 학습, 장학금 지급, 진로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19년 한 해 동안 1만8220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문화 아동과 일반 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KB레인보우사랑캠프’와 ‘다문화 이해교실’ 등도 외부로부터 호평받는 KB금융의 사회 공헌 활동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KB굿잡’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KB굿잡을 통해 제공된 일자리 정보는 약 6만 개다. 매년 열리는 ‘KB굿잡 취업박람회’의 누적 방문자 수는 31만7100명에 이른다. 이 중 1만1656명이 실제로 일자리를 구했다. KB금융은 박람회 기간 중 기업이 구직자를 채용하고 일정 기간 고용 상태를 유지할 경우 해당 기업에 채용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용 안정성을 보장했다.


KB손해보험이 119 방역 관계자들에게 응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KB금융
KB손해보험이 119 방역 관계자들에게 응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KB금융

지배구조 우수 기업 투자 펀드 출시

ESG 기반의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은 세계적 추세로 자리매김한 기업의 투명성 강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KB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했다. 현재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생명보험, KB인베스트먼트 등 6개 계열사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각 계열사는 홈페이지에 수탁자 책임 원칙과 의결권 행사 관련 규정, 의결권 행사 내역 등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2019년 국내 158개 기업을 상대로 의결권을 행사했고, 수탁자 책임 활동의 일환으로 4개 기업에 주주 가치 개선 등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총 5회 발송했다.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늘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는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이 상품의 1년 평균수익률은 16.63%(2019년 기준)에 이른다. KB금융 관계자는 “우수한 지배구조와 지속 가능 경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SDGs협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서 KB금융을 상위 그룹에 선정했다. 구글, 디즈니, LG화학 등의 회사가 KB금융과 같은 상위 그룹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