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 사진 블룸버그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 사진 블룸버그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식품 업체 네슬레는 150년 이상의 기업 역사에 걸맞은 품격과 책임감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생물 다양성 보호와 지구 오염 방지 등의 친환경 정책을 강조한 네슬레의 지속 가능 경영은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20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출시한 공룡 기업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2017년 네슬레가 95년 만에 외부에서 영입해 화제를 모은 마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전통적인 식품 회사 네슬레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슈나이더 CEO는 취임 후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크고 작은 인수·합병(M&A) 수십 건을 진두지휘했다. 가공육 부문을 매각하고 비건(vegan·완전 채식) 브랜드인 스위트어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안 식품 개발에 뛰어든 네슬레는 지난해 식물성 고기 햄버거 ‘인크레더블 버거’와 ‘어썸 버거’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콩으로 만든 소시지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자사 채식 브랜드인 ‘가든 구어메’를 통해 여섯 가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참치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소금·완두콩·밀 등이 들어간 이 참치 제품은 영양분 함유량이 일반 참치와 거의 똑같은 것으로 전해진다.

슈나이더 CEO는 네슬레가 개발한 대안 식품이 무분별한 남획을 줄이고 생물 다양성 보호와 환경 파괴 최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네슬레는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협회가 발표한 ‘2019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서 ‘글로벌 1위 그룹’에 선정됐다.

네슬레는 친환경 포장재 사용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올해 초 슈나이더 CEO는 2025년까지 포장 용기를 100%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거나 썼던 걸 재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네슬레는 최대 20억스위스프랑(약 2조524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네슬레는 2억5000만스위스프랑(약 3154억원)을 들여 ‘지속 가능한 패키지 벤처 펀드(Sustainable Packaging Venture Fund)’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네슬레는 이 펀드를 통해 친환경 포장재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슈나이더 CEO는 “식품에 쓸 수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범적인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 활동도 네슬레의 지속 가능 경영을 빛나게 하는 원동력이다. 네슬레는 CSV 전략위원회를 수시로 소집한다. CSV 전략위원회는 네슬레가 주력하고 있는 영양, 물, 농촌 개발, 환경 지속 가능성, 인권 등 5가지 영역에서 회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모니터링한다.

슈나이더 CEO는 기업의 지속 가능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 올해 상반기에 네슬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한 64억6000만달러(약 7조41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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